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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장제스 57년 일기 첫 공개

등록 2007-09-30 17:52

“일본과 일전 불가피”…“내 최대 약점은 호색”

국공내전 패퇴로 대만으로 물러나 철권통치를 휘둘렀던 장제스(蔣介石) 전 대만 총통의 57년간에 걸친 일기가 처음 공개됐다.

일기에는 그가 처음부터 일본과의 일전이 불가피함을 깨닫고 있었으며 당초 서안사변(西安事變)의 주역 장쉐량(張學良)을 자신의 후계자로 내정했었던 역사적 사실들이 드러났다.

홍콩 시사주간지 아주주간(亞洲週刊) 최신호는 30일 장제스가 27세인 1915년부터 교통사고로 펜을 잡지 못했던 1972년까지 57년간에 걸쳐 기록한 일기를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에서 입수했다고 전했다.

중국과 대만 학자들은 2년간에 걸쳐 이 일기의 진위를 연구한 결과 진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매일 한시간씩 일기를 써온 장제스는 젊은 시절 자신의 `호색' 기질부터 부인 쑹메이링(宋美齡)에 대한 애틋한 사랑까지 자신의 진솔한 감정을 모두 일기에 담았다.

장제스가 일본의 침공과 관련해 세운 `우선 내정을 안정시키고 후에 외적을 물리친다(攘外必須安內)'는 정책은 당초 그가 항일 전쟁을 원치 않았고 결국 서안사변으로 이어졌다는 학설의 근거가 됐지만 일기에는 다른 인식이 나타났다.

그는 중일전쟁의 발단이 된 노구교 사건 직전에 쓴 일기에서 "중국과 일본은 일전을 피하기 어렵다", "일본은 중국에 의해 반드시 망할 것이다"고 썼다. 장제스는 당시 중국과 일본 양측의 군사력 격차를 파악하고 단지 개전 시기를 연장, 중국이 시간적 여유를 두고 만반의 전쟁준비 태세를 갖추려 했다는 것이다.


장제스는 또 1930년 12월 일기에서 "장쉐량과 작별인사를 나누면서 만일 내가 죽거든 국사를 맡기겠다고 했다"고 적었다. 당시만 해도 동북지역 최대군벌로 부하였던 장쉐량을 자신의 후계자로 염두에 두고 있었으나 1936년 서안사변 이후 장쉐량에게 거리감을 느끼고 후계구도에서 그를 배제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자신의 최대 약점이 `호색'이라고 토로했다. 젊은시절 일기에는 "오늘 저녁에는 밖에 나가 꽃을 따자"는 말이 수시로 등장했다. 홍콩을 거치는 여행을 하던 도중 홍콩 향락가에 대한 호기심을 보이며 결국 기생집을 다녀오고야 말았다는 일화도 소개됐다.

하지만 그는 항상 `정욕'을 이기기 위해 발버둥치면서 항상 스스로 `색을 멀리하라'는 경계감을 되새겼다고 전했다.

쑹메이링과 결혼한 장제스는 일기에서 부인에 대한 애틋한 사랑과 진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정략 결혼이었다는 설과는 차이가 있는 대목이다.

그는 이와 함께 "국가 위기존망의 시기에 나는 오늘도 총통 직무를 수행하며 국민을 위해 봉사한다"며 높은 책임의식을 보여주기도 했다.

정주호 특파원 jooho@yna.co.kr (홍콩=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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