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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미얀마 군정 돈줄은 루비

등록 2007-10-01 16:36

미얀마 민주화 시위를 군부가 강경 진압하고 있는 가운데 루비를 비롯한 각종 보석이 미얀마 정부의 `돈줄'로 지목되면서 영국에서 미얀마산(産) 보석의 수입을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1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인터넷판에 따르면 전세계 루비의 90% 이상은 미얀마산이며, 사파이어ㆍ감람석ㆍ첨정석 등도 미얀마산이 전세계 생산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공식 통계에 따르면 보석은 미얀마의 세번째 수출 품목으로 수출 규모만도 2억9천700만 달러에 달한다.

문제는 이러한 보석의 생산 과정. 미얀마 군부와의 합작 광산 업체들은 광부들을 12시간씩 부려먹으면서도 약 780원의 임금만을 지급하는 등 미얀마 국민의 고혈(膏血)을 짜내 돈을 벌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미얀마의 대표적 루비 생산지 모곡 출신의 한 밀매업자(25)는 "관리자들은 광부들이 힘을 내게 하기 위해 식수에 필로폰을 섞어 먹이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말로 정부의 `비인간적'인 처우를 암시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미국은 미얀마산 보석에 대해 전면 수입금지 조치를 취했으나, 영국 정부는 미얀마 보석 수입에 대해 `반대' 입장만을 밝혔을 뿐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런던 중심가의 보석 매장에서는 아직도 버젓이 고가의 미얀마산 루비를 권하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특히 아스프리, 카르티에, 해러즈 백화점 등 런던의 유명 명품매장에서는 미얀마산 루비가 최고 50만 파운드(한화 약 9억5천400만원)에 팔리고 있을 정도다.

그러나 최근 미얀마산 보석 수입에 대한 논란이 가열되면서 영국 정부도 보다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30일 영국 더 타임스 일요판인 선데이 타임스에 따르면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가 유럽연합(EU)에 미얀마산 보석의 영국 수출을 금지하는 보다 강력한 제재안 도입을 요구한 것.

미얀마에 진출하는 다국적 자본에 대한 반대 캠페인을 벌이는 단체 `영국 버마 캠페인'의 마크 파머너도 "영국에서 판매되는 루비들은 모두 미얀마산"이라면서 "루비 선물은 `사랑'을 상징하지만, 그게 만약 미얀마산 루비라면 결국 미얀마인들의 고혈을 산 셈"이라고 주장했다.

또 `버마 원조 보석업자 협회'의 브라이언 레버 대표는 "미얀마 군정은 미얀마 광산의 대부분을 소유한 채 광산 운영업자들로부터 라이선스 요금을 징수하고 보석 경매를 운영하며, 보석 밀매 단속을 위해 국경 인근 마을을 파괴하고 인권유린을 자행한다"면서 미얀마산 루비 수입은 미얀마 군정의 배를 불려줄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아스프리의 대변인은 "우리 회사에 루비를 공급하는 업체는 미얀마 군정과 무관하다"고 주장했으며 카르티에는 미얀마산 루비의 직수입설을 부인했다.

또 해러즈 백화점 측 대변인은 "우리가 판매하는 제품은 국제법과 윤리 규범을 준수하는 믿을 만한 업체를 통해 공급된 것"이라면서 "보석 구매는 자신만의 철학과 신념에 기반해 고객 개개인이 결정할 일"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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