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원양
‘훙런집단’ 총수 왕원양 출마 뜻…“제3세력 구축”
내년 3월 치러질 대만 총통 선거에 ‘재벌 후보’가 변수로 떠올랐다.
대만 석유화학그룹 ‘타이수’ 창업자의 큰 아들인 왕원양(46·사진)이 최근 민진당과 국민당의 양자대결로 진행되는 총통 선거에 독립후보로 출마할 의사를 내비쳤다고 〈중국시보〉가 1일 보도했다.
중국 광저우에서 전자·화학·반도체그룹 ‘훙런집단’을 이끌고 있는 그는 대만의 양당구도에 염증을 느끼고 있는 이들을 규합해 ‘제3세력’을 구축할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최근 대만 언론에 잇따라 출연해 자신의 구상을 선전하고 있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제3세력의 필요성을 강조한 뒤 “집권 민진당이 중국으로부터의 독립 문제에 매달리는 동안 대만 경제가 악화일로를 걸었다. 나는 대만의 미래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만의 경쟁력 회복과 민생 발전을 핵심 구호로 내세우고 있다. 지난 8월엔 ‘대만 경쟁력 포럼’을 조직해 대만의 경쟁력 회복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자신의 공공정책 개선안을 담은 책 〈아름다운 대만 재건〉을 머잖아 출판할 계획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그가 최종적으로 출마를 결심하면 대만 국경일인 10일 출사표를 던질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유학파인 그는 아버지의 후광을 업고 1996년 중국에 진출해 대그룹을 일궜다. 훙런집단은 연간 매출액이 350억달러에 이르는 대그룹으로, 광저우에서만 4700여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그는 ‘부패하지 않은 부자’라는 평을 받고 있다. 중국과의 관계가 좋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아직은 지지세가 미미하다. 112명의 대만 기업가를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도 그를 지지하는 이는 3명에 그쳤다. 6명은 유보, 103명은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톈린 민진당 대변인은 “그의 정치적 결정을 존중할 것”이라면서도 “총통 선거구도에 변화를 일으키진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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