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사태에 대한 인도의 침묵에 국제사회가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인도의 신임 육군 참모총장이 미얀마 군정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발언을 해 논란이 되고 있다.
2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데파크 카푸르 인도 육군 참모총장은 전날 열린 취임기념 의장대 사열에 앞서 기자들에게 "우리는 미얀마와 좋은 관계를 맺어왔으며 앞으로도 그런 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얀마 군부의 민주화 시위 탄압에 대한 견해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미얀마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은 그 나라 내부문제"라고 답변했다.
이날 카푸르 참모총장의 발언은 미얀마 사태를 방관하고 있는 인도에 대해 서방국가는 물론 국내 지식인들까지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망했다.
앞서 인도 외무부는 "우방으로서 인도는 미얀마가 평화와 안정, 번영을 구가하기를 희망하며, 모든 미얀마 국민이 화해와 평화적 개혁에 동참하기를 희망한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지만, 사태 해결을 위해 나서달라는 국제사회의 요구에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한편 스스로 세계 최고 수준의 민주주의를 자처하는 인도는 지난 80년 대 미얀마 민주화 운동 당시에는 이들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의사를 표명했고, 군부에 반대하는 정치 망명자들에게 국경을 개방하기도 했다.
그러나 에너지 개발과 국경지역 무장세력 색출 등 분야에서 미얀마 군정과 협조체제를 유지해온 인도는 이번 미얀마 사태에 적극 개입하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아 국제사회의 지탄을 받고 있다.
김상훈 특파원 meolakim@yna.co.kr (뉴델리=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meolakim@yna.co.kr (뉴델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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