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과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
파키스탄 대선정국 새국면…타결땐 부토 이달 귀국 정치재개
파키스탄 대법원은 5일 무샤라프 대통령의 대선 후보자격에 대한 헌법소원 심리에서 “대통령 선거는 예정대로 6일 진행하되 당선 여부 결정은 법원의 판결 뒤 내릴 수 있다”고 밝혔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대법원은 이런 결정의 이유로 심리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점을 들었다. 자베드 이크발 대법관은 “선거관리위원회는 다음 심리일까지 선거 결과를 공표할 수 없다”며 “다음 심리는 10월17일에 속개된다”고 말했다.
대법원은 지난달 28일 야당이 제기한 무샤라프 대통령의 대선 출마자격에 관한 헌법 소원을 이유 없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야당의 대선후보들이 최근 같은 내용의 헌법 소원을 제출하자,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이다. 대법원의 결정은 무샤라프 대통령이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를 사면하는 등 권력분점에 거의 합의했다는 보도가 나오는 가운데 내려져 주목된다.
1999년 쿠데타로 집권한 무샤라프 대통령은 대통령 선거인단의 과반수를 확보하고 있다. 야당의 반발이 무샤라프 대통령의 재선을 막긴 어렵다. 그러나 무샤라프 대통령 쪽은 야당의 불참에 따른 정통성 시비가 두고두고 정치적 부담이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무샤라프 대통령은 부토 전 총리와 정치적 타협을 시도했다. 무샤라프 대통령은 재선되면 오는 15일까지 군복을 벗겠다고 약속했다. 정부는 5일 부패 혐의로 고발된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 사면을 승인했다. 부토 전 총리 사면 결정은 무샤라프 대통령이 대통령 재선할 경우 부토 전 총리와의 연정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80년대와 90년대 두 차례 총리를 역임한 부토 전 총리는 무샤라프 대통령과 협상이 순조롭게 이뤄지면 오는 17일 파키스탄으로 귀국할 계획이다. 부토 전 총리는 내년 1월 총선 승리를 기대하고 있다. ‘무샤라프 대통령-부토 총리 정부’를 출심시키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민심이 떠난 무샤라프 대통령과의 협상이 부토 전 총리에 대한 국민 지지를 갉아먹을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망했다. 글 박병수 기자 suh@hani.co.kr, 사진 AF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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