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구름 드리워진 양곤 / 미얀마 민주화 시위에 대한 군정의 무자비한 탄압으로 긴장이 가시지 않고 있는 양곤 시내에서 5일 먹구름이 낮게 깔린 가운데 멀리 동이 터오고 있다. 양곤/이정용 기자 lee312@hani.co.kr
‘미얀마 항쟁’ 현장을 가다
언론침묵에 시민들 입에서 입으로 ‘소식’ 날라
군부, 시위시민 2천여명 연행속 수치 면담 제안 미얀마 민주화 시위는 잠잠해졌으나 연행된 승려들이 단식농성을 벌이는 등 저항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계속되는 저항= 현지 소식통은 5일 민주화 시위를 이끌다 지난달 말 연행된 미얀마 승려들이 “최근 단식농성에 돌입한 것으로 안다”며 “양곤의 상황이 진정 국면에 들어갔지만, 승려들의 동향과 시민들의 반응이 변수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승려들의 단식농성 소식은 현지 언론에 보도되지 않았지만, 시민들의 입을 통해 퍼지고 있다. 그 수는 분명치 않다. 국영텔레비전은 이번 시위와 관련해 2093명이 체포돼, 692명이 풀려났다고 4일 전했다. 시위가 절정에 이르렀던 최대 도시 양곤에서는 당국의 시위 참가자 연행이 계속되고 있다. 경찰이 사진 판독으로 신원이 확인된 사람들의 숙소를 급습하고 있어, 일부 인사들은 양곤 외곽이나 국외로 도피하고 있다.
또 미얀마 각지에서는 정부를 지지하는 대규모 관제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일부 지방에서는 관제시위 참가자가 적은 가족은 처벌받을 수 있다고 경고하거나 돈을 주고 참가를 유도하는 사례도 있다고 현지인들은 전했다.
■ 군정-수치 대화?= 최고 지도자 탄 슈웨 장군이 지난 2일 이브라힘 감바리 유엔특사를 만난 자리에서 민주화 운동 지도자 아웅산 수치 면담 의사를 밝혀 큰 관심을 끌었다. 수치에 병적인 반감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그의 이런 의사 표명은 매우 긍정적인 변화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여기에는 수치가 받아들이기 힘든 조건이 달려 있었다. 수치에게 군정에 맞서는 활동을 중단할 것과 경제제재 등 제재안 지지를 철회하라는 것이 그 조건이다. 야당 민족민주동맹(NLD)의 니안 윈 대변인은 “이런 조건을 내걸었다는 것만으로도 수치와의 면담에 진지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일부에서는 수치가 ‘평화와 발전을 위해서라면 누구와도 대화하겠다’고 밝혀온 사실을 들어 수치가 면담에 응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는다.
■ 국제사회 움직임=미국은 이날 미얀마 군정이 민주화 시위 탄압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에 건설적으로 대응하지 않을 경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재결의안을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할릴자드 잘메이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무기금수와 같은 조처들을 고려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감바리 유엔 특사는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미얀마 방문결과를 보고하면서 모든 정치범 석방을 미얀마 군정당국에게 요구했다. 감바리 특사는 미얀마 지도자들이 자국 내에서 벌어진 상황이 심각한 국제적인 반발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경고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평화적인 시위대를 무력진압한 것은 “혐오스럽고 용납될 수 없는 행동”이라면서 미얀마 군정에 민주화와 인권존중을 위한 “대담한 조처”를 촉구했다. 양곤/이본영, 김외현 기자 ebon@hani.co.kr
군부, 시위시민 2천여명 연행속 수치 면담 제안 미얀마 민주화 시위는 잠잠해졌으나 연행된 승려들이 단식농성을 벌이는 등 저항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계속되는 저항= 현지 소식통은 5일 민주화 시위를 이끌다 지난달 말 연행된 미얀마 승려들이 “최근 단식농성에 돌입한 것으로 안다”며 “양곤의 상황이 진정 국면에 들어갔지만, 승려들의 동향과 시민들의 반응이 변수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승려들의 단식농성 소식은 현지 언론에 보도되지 않았지만, 시민들의 입을 통해 퍼지고 있다. 그 수는 분명치 않다. 국영텔레비전은 이번 시위와 관련해 2093명이 체포돼, 692명이 풀려났다고 4일 전했다. 시위가 절정에 이르렀던 최대 도시 양곤에서는 당국의 시위 참가자 연행이 계속되고 있다. 경찰이 사진 판독으로 신원이 확인된 사람들의 숙소를 급습하고 있어, 일부 인사들은 양곤 외곽이나 국외로 도피하고 있다.
또 미얀마 각지에서는 정부를 지지하는 대규모 관제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일부 지방에서는 관제시위 참가자가 적은 가족은 처벌받을 수 있다고 경고하거나 돈을 주고 참가를 유도하는 사례도 있다고 현지인들은 전했다.
이브라힘 감바리(왼쪽) 유엔특사가 지난 2일 양곤에서 가택 연금돼 있는 민주화 운동 지도자 아웅산 수치를 만난 뒤 사진을 찍고 있다. 양곤/AF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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