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파키스탄 변호사들이 파키스탄 군대 지도자 무샤라프 대통령의 재집권에 반대하며 탱크를 공격하고 있다.(AP=연합)
당선 확정은 대법원 판결 이후에
파키스탄 대통령 선출을 위한 선거인단 투표가 마무리된 가운데,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이 압승을 거뒀다.
파키스탄 선거관리위원회는 6일 상.하원과 4개 주의회에서 실시된 선거인단 투표를 예정대로 오후 3시에 마무리 한 뒤 곧바로 개표작업에 들어갔다.
무랴사프 대통령의 후보자격을 둘러싼 법정 공방으로 공식 투표 결과 발표는 무기한 연기됐지만, 비공식적으로 발표된 개표 결과에 따르면 무샤라프 대통령이 압승을 거뒀다.
무샤라프 대통령은 연방 상.하원 개표 결과 총 유효투표 수 257표 가운데 252표를 획득했다고 파키스탄 국영방송이 카리 무하마드 파루크 선거관리위원장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또 지오(Geo) TV에 따르면 그는 펀자브주에서는 257표 중 253표를, 신드주에서는 104표 가운데 102표를, 북서변경(NWFP)주에서는 35표 가운데 31표를 획득했으며, 발루치스탄에서는 유효투표 수 33표 모두가 무샤라프를 지지했다.
반면 야당연합 및 반정부 성향 변호사들의 지지를 받으며 출마한 와지후딘 아메드 후보는 중앙의회에서 2표, 지방의회에서 6표를 얻는 데 그쳤다.
샤우카트 아지즈 파키스탄 총리는 "국민이 정책의 지속성을 원한다는 게 투표 결과로 나타났으며, 선거가 공정하고 투명하게 치러졌다는 것은 좋은 징조"라고 말하는 등 무샤라프의 압승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이로써 지난 1999년 무혈 쿠데타로 집권한 뒤 8년간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해온 무샤라프 대통령이 향후 5년간 정권을 연장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러나 이런 압도적인 승리에도 불구하고 무샤라프 대통령의 당선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앞서 대법원은 무샤라프 대통령 후보자격에 관한 헌법소원에 대한 판결이 내려진 후 투표결과를 공개할 수 있다고 결정한 바 있다.
대법원이 헌법소원에 대한 다음 심리를 오는 17일로 잡아 놓은 만큼 앞으로 최소 11일이 지나야 당선을 확정지을 수 있으며, 무샤라프 대통령의 후보 자격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할 경우 그의 재선 꿈이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
더욱이 이날 투표에는 야당들이 일제히 불참해 무샤라프가 재집권한 이후에도 정당성 시비가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전파키스탄민주운동(APDM) 소속 32개 야당 의원 160명은 일찌감치 집단 사의를 표명했으며,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가 이끄는 파키스탄인민당(PPP)도 투표 개시 직전 선거 불참을 선언했다.
한편 이날 반(反) 무샤라프 성향의 변호사들은 카라치, 라호르, 페샤와르, 퀘타 등 지방 주요 도시에서 격렬한 시위를 벌이며 경찰과 충돌했다.
(뉴델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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