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윈 총리
민주화 탄압 ‘도살자’ 악명
미얀마 군사정권 최고권력자인 탄슈웨 국가평화발전위원회 의장의 최측근인 소윈(59) 총리가 12일 군병원에서 숨졌다고 <에이피>(AP) 통신이 미얀마 국영언론을 빌려 보도했다. 백혈병을 앓은 것으로 알려진 소윈은 싱가포르를 오가며 치료를 받아왔으며, 민주화 요구 시위가 유혈진압된 뒤인 지난달 30일 싱가포르에서 돌아와 양곤의 군병원에 입원 중이었다.
현역 공군 중장으로 권력서열 3위인 소윈은 2004년 10월 온건 노선을 걷다 숙청된 킨윤 전 총리의 자리를 이어받았고, 국가평화발전위원회 제1서기도 겸하고 있다. 소윈의 와병에 따라 군사정권은 권력서열 4위인 테인 세인 중장을 총리 대리로 임명했다.
강경파인 소윈은 1988년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대의 거점인 양곤대 진압을 지휘하며 발포명령을 내려 많은 인명을 살상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또 2003년 디페인 지방에서 아웅산 수치와 그의 지지자들을 친정부 세력이 습격해 수십명이 숨진 사건을 배후조종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저항세력 사이에서 ‘디페인의 도살자’라는 별명을 얻었다.
<에이피> 통신은 그러나 소윈의 사망이 최근 민주화 요구 시위를 무력으로 진압한 군사정권 내부에 파장을 일으킬 것 같지는 않다고 전망했다. 군사정권의 1인자인 탄슈웨(74)도 당뇨병과 암 등을 앓아 싱가포르를 오가며 혈액 투여 등의 치료를 받는다는 설이 제기된 바 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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