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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파키스탄 ‘브로큰 애로’<핵무기 사고> 위험에 미 긴장

등록 2007-11-09 19:13수정 2007-11-09 19:15

파키스탄 라호르의 이슬람학교 학생들이 8일 학교 앞에서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의 비상사태 선포에 항의하는 구호가 적힌 펼침막 등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라호르/AFP 연합
파키스탄 라호르의 이슬람학교 학생들이 8일 학교 앞에서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의 비상사태 선포에 항의하는 구호가 적힌 펼침막 등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라호르/AFP 연합
정국 불안속 미 의회 사고가능성 지적 잇따라
강경 이슬람 ‘경계대상 1호’…물밑 단속 분주
심각한 ‘브로큰 애로’ 상황이 현실로?

국가비상사태 선포로 파키스탄 정국의 불확실성이 높아지자, 대량살상무기에 과민한 반응을 보여온 미국에서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핵무기의 분실·탈취·폭발·핵물질 유출 등을 뜻하는 미 국방부의 용어인 ‘브로큰 애로’(부러진 화살)가 파키스탄에서 현실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이다. 미국에 적대하는 세력이 모의하는 ‘브로큰 애로’는 여러 할리우드 영화의 소재가 됐다.

미 정보당국으로부터 최근 파키스탄 핵무기의 안정성에 관한 보고를 받은 하원 군사위의 엘런 토셔 의원은 8일 “내가 생각했던 것처럼 우리가 파키스탄 핵무기에 대한 확고한 통제력을 쥐고 있지 못하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자세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으면서, “누가 풋볼(핵무기)을 갖고 있고, 다음에 누가 차지할 것인지” 불확실하다고 주장했다. 조지프 바이든 상원 외교위원장도 “파키스탄이 ‘실패한 국가’가 될 수 있다는 우려는 아주 현실적”이라며 사고 위험성을 경고했다. 수십기로 추정되는 파키스탄의 핵무기는 여섯 군데로 나뉘어 관리되는데, 비교적 소형이라 탈취나 운반이 쉽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9·11테러를 당한 미국 쪽의 예민한 반응은 파키스탄이 이슬람권 유일의 핵무기 보유국이라는 점과 연결된다. 강경 이슬람주의 세력이 권력을 장악하지 않더라도, 알카에다나 탈레반 같은 단체들이 혼란을 틈타 핵무기를 빼돌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친 탈레반 성향의 무장단체 활동이 활발한 북서변경주는 ‘탈레바니스탄’이라는 별칭까지 얻었다. 일각에서는 핵무기 개발에 깊이 간여한 파키스탄 정보부는 탈레반과 관계를 청산하지 않고 있다고 의심한다.

미국 과학국제안보연구소의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소장은 “파키스탄은 (리비아와 북한에) 핵무기 설계와 원심분리기를 유출했던 나라”라며 “파키스탄 과학자 두 명이 2001년 (오사마) 빈라덴한테 핵무기 만드는 법을 얘기해 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2004년에는 알카에다의 2인자인 아이만 알자와히리가 핵무기 입수를 주장했다고 오스트레일리아 언론이 보도한 바 있다.

이런 우려에 대해 미 국방부 관계자는 “파키스탄의 핵무기 통제에 문제가 없다”며 파키스탄 군은 이번 대립에서 한 발짝 물러나 있다고 강조했다. 카터 햄 미 합참 작전부장은 그러나 “핵무기를 보유하고 파키스탄과 같은 상황을 겪는 나라들은 큰 관심의 대상”이라며 상황을 면밀히 살피겠다고 말했다. 런던 7·7테러를 경험한 영국도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인디펜던트>는 고든 브라운 총리가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파키스탄 핵무기 문제를 비밀리에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미 국방부는 지금까지 수십건의 ‘브로큰 애로’가 발생했다면서도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고 있다. 프린스턴대 연구원 조슈아 핸들러는 운송 사고 등으로 해저에 핵탄두 50기가 가라앉아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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