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사정부가 서방세계의 제재조치에 아랑곳하지 않고 군정의 '돈줄'인 보석 경매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AFP 통신이 13일 보도했다.
국영회사인 '미얀마 보석 기업'(MGE)은 올 들어 5번째 실시하는 보석 경매가 14일부터 26일까지 미얀마의 옛 수도인 양곤에서 개최되며 주로 중국과 태국 등지의 바이어 등 수천명이 몰려올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MGE는 작년 한해 3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등 미얀마 국영기업 가운데 수입 규모가 3번째로 크다.
MGE는 1964년부터 1년에 두 차례 이상 보석 경매시장을 열고 있으며 지금까지 공식적인 판매액만 7억5천만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미얀마는 전세계 생산량의 90%를 차지하고 있는 루비 이외에도 사파이어, 옥의 최대 원산지 가운데 한 곳이다.
루비는 아시아, 러시아, 중동의 부호들이 특히 선호해 최고급의 경우 다이아몬드보다 더 높은 가격에 팔리고 있다. 작년에 크리스티 경매장에서 8.62 캐럿짜리 미얀마산 루비가 무려 370만달러에 팔려 캐럿당 42만5천달러를 호가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국가는 수년 전부터 미얀마 군정에 대해 경제제재 조치를 취하고 있으나 원석 형태로 수입되는 보석은 제재 조치를 피해 거래되고 있는 실정이다.
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미얀마 전문가인 윈 민은 "보석 경매는 천연가스와 티크 목재 다음으로 수입이 높다"며 "미얀마 군정은 중국 등 아시아에서 많은 보석 바이어들이 몰려오기 때문에 제재조치에 아랑곳하지 않고 보석 경매를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인권단체인 '휴먼 라이츠 워치'(HRW)는 이날 성명을 통해 "보석 경매는 군정의 권력 유지를 위한 돈줄 구실을 하고 있다"며 "중국과 태국도 미국과 EU가 취하고 있는 보석 수입금지 조치에 동참해줄 것"을 촉구했다.
전성옥 특파원 sungok@yna.co.kr (방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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