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콩강(베트남)의 악어농장
베트남 악어농장에서 수백마리 탈출 ‘악어주의보’ 내려
최근 홍수가 잇따라 발생한 베트남의 악어농장에서 악어 수백마리가 ‘탈출’해 지역 정부 당국이 ‘악어 주의보’를 내리는 등 소동이 일고 있다.
현지 언론들은 지난 주말부터 베트남 남동부 칸화성의 홍수가 이 지역의 국영 악어농장을 덮쳐, 악어 수백마리가 우리 너머 인근 강, 호수 등으로 휩쓸려 나갔다고 전했다. 이 농장은 가죽과 고기를 얻기 위해 약 5천마리의 악어를 기르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칸화성 정부는 각 지역 관청에 악어 주의보를 내려, 주민들의 강·호수 지역 접근을 막아 보호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악어를 잡아오면 ‘포상금’을 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민들이 때아닌 ‘악어 사냥’에 나섰다고 <비비시>(BBC) 방송이 전했다. 한 지역 관리는 “새끼 악어 1마리는 10만동(약6천원), ‘어른’ 악어는 1㎏당 2만동(약1200원)을 받는다”고 밝혔다. 1인당 국민소득이 연간 1천달러에 미치지 못하는 데다, 구매력 기준으로 봐도 연간 3천달러 수준인 베트남 주민들에겐 작지 않은 수입원일 수 있다.
군·경찰 등과 더불어 주민들은 13일까지 모두 악어 67마리를 사살·포획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전했다. 아직 몇 마리나 남아 있는지 정확한 숫자는 알려지지 않는다. 이날까지 이 지역에서 지난 주말 폭우·홍수로 29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10월 초부터 따지면, 물난리로 숨진 이들이 220명을 넘는다. 도로·철로 유실 등 재산피해도 심각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베트남 악어농장의 악어
베트남 악어농장의 악어 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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