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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인도 “폭력남편? 여자들이 손봐줄게”

등록 2007-11-27 20:00

빈민여성 수백명 참여한 ‘핑크 갱단’
빈민여성 수백명 참여한 ‘핑크 갱단’
빈민여성 수백명 참여한 ‘핑크 갱단’ 떠들썩
가정폭력·부패 ‘응징’…빼돌린 곡물 지급도
“아무도 이곳까지 와 우리를 도와주지 않았어요. 관료와 경찰은 부패한데다 빈민들을 싫어하죠. 그래서 우리가 직접 정의를 집행하기로 했어요.”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의 빈민층 여성 수백명이 결성한 자경단이 부패한 관료와 가부장적인 남성들을 공포에 떨게 하고 있다. 자신들을 ‘핑크 갱단’이라고 부르는 이 여성들은 분홍색 사리(인도의 전통 여성 옷)를 입고 ‘불의’가 있는 곳으로 달려간다.

이들의 활동 방식은 상당히 창조적이다. 부인을 때리는 남편들을 찾아가 사과를 받아내고 말을 듣지 않으면 라티(대나무 막대기를 쓰는 전통 무술)로 때려준다. 빈민들이 당한 범죄에 대한 조사를 거부하는 경찰은 주민운동을 펴 파면당하게 만들었다. 빈민들의 먹거리를 빼돌린 곡물 배급소의 곡물 수레를 훔쳐와 필요한 이들에게 나눠줬다. 정부가 구멍투성이인 도로 보수 예산을 집행하지 않자, 몇 시간 동안 도로 한가운데에 서 차량의 통행을 막아 승인을 얻어냈다.

2년 전 단체를 결성한 삼파트 팔 데비는 9살 때 아이스크림 노점상인 남편과 결혼해 아이 다섯을 낳은 평범한 빈민 여성이다. 그는 인도에서도 가장 가난한 축에 드는 이 지역에서 여성들이 조혼과 다우리(혼인지참금), 가정폭력, 부패 등으로 고통받고 있는데도 아무도 돕지 않는 현실에 분노해 모임 결성을 주도했다.

핑크 갱단에 가입한 여성들은 막대기로 때리는 법 등을 교육받지만, 실제로 폭력을 휘두르는 사례는 드물다. 이들을 통상적인 페미니스트 집단이라고 보기에 어려운 측면도 있다. 이들은 “여성에게는 남편이 꼭 필요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갱단은 그동안 남편에게 쫓겨난 여성 11명을 집으로 돌려보냈다. 그 덕분에 이들과 함께 활동하는 남성 단원들도 꽤 많다고 <비비시>(BBC) 방송 인터넷판은 전했다.

2년새 핑크 갱단은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자랑하는 조직이 됐다. “지원의 대가로 뇌물을 요구하기 때문에” 정당이나 시민단체 등의 도움은 사절이다. 지난해 주 선거에 출마하기도 한 삼파트 데비는 “인도의 지역사회는 여전히 (빈민) 여성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고, 너무 일찍 결혼시키거나 돈을 주고 팔아버린다”고 지적하며 교육을 통한 여성의 독립이 단체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서수민 기자 wikk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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