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방화 난무…도시기능 마비
선관위 총선준비 차질…30일 연기 여부 결정
선관위 총선준비 차질…30일 연기 여부 결정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 암살로 촉발된 파키스탄의 소요사태가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고 현지 언론과 외신이 29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일부 도시의 기능이 완전히 마비되는가 하면 선거관리위원회는 내달 8일로 예정된 총선을 연기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부토 암살사건 발생 사흘째인 이날 새벽 남부 신드주(州) 주도인 카라치에서는 시위 도중 2명이 총탄에 맞아 사망했으며 7명이 부상했다고 병원 관계자들이 전했다.
전날 이슬람권 휴일을 맞아 잠시 주춤했던 시위는 이날 본격적으로 재개돼 시내 곳곳에서 상점과 공공건물, 차량이 불에 타는 등 그야말로 무법천지로 변했다.
또 인근 하이데라바드에서는 얼굴을 가린 무장 괴한들이 부토 지지자를 총격 살해하는 사건도 벌어졌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이 괴한들은 부토의 장례식에 참석했다가 새벽까지 거리에서 시위를 벌이던 부토 지지자에게 총격을 가해 사망케 했다.
인근 도시 리아리에서도 시위대가 건물과 차량을 불태우는 등 격렬한 시위를 벌이는 가운데 간간이 총성이 울리고 있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이 밖에 펀자브주 주도인 라호르에서는 1만명 이상이 참여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열렸고, 북서변경주 주도인 페샤와르에서는 3천여명의 시위대가 무샤라프 퇴진 등 구호를 외치며 상점 등을 부수기도 했다. 자베드 치마 파키스탄 내무부 대변인은 이날 저녁 기자회견에서 지금까지 소요사태로 인한 공식 사망자는 38명이며, 53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전날 신드주 보안군에 발포권을 부여한 데 이어 주요 도시에 정규군 병력까지 배치했다. 또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은 치안 책임자들에게 폭동 세력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할 것을 명령했다. 이런 소요사태의 공포로 수도인 이슬라마바드를 비롯해 카라치, 라왈핀디, 라호르, 퀘타, 페샤와르 등 대도시 주민들은 사실상 집안에 발이 묶인 상태가 됐다. 카라치에 사는 주부 샤하나 레마트는 AFP통신에 "카라치가 이렇게 조용한 적이 없었다. 너무 슬프고 무섭다"며 "우리는 사실상 가택연금 상태"라고 말했다. 또 사흘간의 애도 기간을 설정한 이후 시내 상점들이 모두 문을 닫으면서 일부 도시는 그 기능이 완전히 마비됐다. 카라치에 거주하는 자나트 칸씨는 "지난 금요일 이후 이 도시 어디에서도 식료품을 구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파키스탄 선거관리위원회는 소요 사태로 내달 8일로 예정됐던 총선 준비에 차질이 생기자 이를 연기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선관위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투표 용지 및 인쇄물 제작, 선거 진행요원 교육을 포함한 선거 준비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특히 신드주에서는 최소 9개의 선관위 사무실이 불에 탔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선관위는 30일 긴급 회의를 소집해 총선 연기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상훈 특파원 meolakim@yna.co.kr (뉴델리=연합뉴스)
이 밖에 펀자브주 주도인 라호르에서는 1만명 이상이 참여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열렸고, 북서변경주 주도인 페샤와르에서는 3천여명의 시위대가 무샤라프 퇴진 등 구호를 외치며 상점 등을 부수기도 했다. 자베드 치마 파키스탄 내무부 대변인은 이날 저녁 기자회견에서 지금까지 소요사태로 인한 공식 사망자는 38명이며, 53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전날 신드주 보안군에 발포권을 부여한 데 이어 주요 도시에 정규군 병력까지 배치했다. 또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은 치안 책임자들에게 폭동 세력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할 것을 명령했다. 이런 소요사태의 공포로 수도인 이슬라마바드를 비롯해 카라치, 라왈핀디, 라호르, 퀘타, 페샤와르 등 대도시 주민들은 사실상 집안에 발이 묶인 상태가 됐다. 카라치에 사는 주부 샤하나 레마트는 AFP통신에 "카라치가 이렇게 조용한 적이 없었다. 너무 슬프고 무섭다"며 "우리는 사실상 가택연금 상태"라고 말했다. 또 사흘간의 애도 기간을 설정한 이후 시내 상점들이 모두 문을 닫으면서 일부 도시는 그 기능이 완전히 마비됐다. 카라치에 거주하는 자나트 칸씨는 "지난 금요일 이후 이 도시 어디에서도 식료품을 구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파키스탄 선거관리위원회는 소요 사태로 내달 8일로 예정됐던 총선 준비에 차질이 생기자 이를 연기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선관위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투표 용지 및 인쇄물 제작, 선거 진행요원 교육을 포함한 선거 준비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특히 신드주에서는 최소 9개의 선관위 사무실이 불에 탔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선관위는 30일 긴급 회의를 소집해 총선 연기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상훈 특파원 meolakim@yna.co.kr (뉴델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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