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에다, 혐의 부인…PPP “부토 머리에 총상”
정부 “원한다면 파묘 후 부검”
정부 “원한다면 파묘 후 부검”
파키스탄 정부가 내놓은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 암살 수사결과를 반박하는 주장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29일 현지 언론과 외신 등에 따르면 파키스탄 정부가 부토 암살의 배후로 지목한 알-카에다 사령관 바이툴라 메수드 측은 관련 혐의를 부인했다.
메수드의 대변인인 몰라나 오마르는 이날 주요 언론들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우리는 정부의 주장을 강력하게 부인한다. 메수드는 부토 암살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는 파키스탄 정부와 군(軍), 그리고 정보기관이 공모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키스탄 내무부는 전날 기자회견을 갖고 알-카에다와 탈레반이 이번 사건의 배후라고 지목했다.
내무부는 그 증거로 알-카에다 지도자이며 부토의 귀국 축하 행렬에서 발생한 자살폭탄 테러에 연루된 메수드와 다른 무장단체 지휘관의 통화 감청 내용을 공개했다.
메수드는 부토 귀국 직전 파키스탄 일간 '데일리 뉴스'에 "무샤라프와 부토는 미국의 이익을 대변하기 때문에 결코 우리가 포용할 수 없는 인물"이라며 "우리 테러리스트가 부토의 귀국을 환영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는 인물이다. 또 부토의 사망 원인이 암살범이 쏜 총탄이나 폭탄 파편이 아닌 선루프 충돌에 따른 두개골 손상이라는 정부측 발표를 반박하는 주장도 나왔다. 부토가 이끌었던 파키스탄인민당(PPP)의 셰리 레만 대변인은 AFP통신과 인터뷰에서 자신이 사망한 부토의 시신을 씻는 과정에 동참했으며, 당시 부토의 몸에서 총탄의 흔적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레만은 "나는 장례식 전에 그(부토)의 몸을 씻는 과정에 참여했는데 뒤통수에서 이마 쪽으로 난 총상이 있었다"며 "당시에도 많은 피가 흘러 제대로 씻을 수 없었다. 그는 엄청난 양의 피를 흘렸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정부가 나서 부토의 사망 원인을 은폐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레만은 "병원측은 사망원인을 제대로 발표하지 못했으며 발표 내용을 바꾸도록 강요 당했다"며 "내무부가 발표한 사망원인은 우스꽝스럽고 위험하기 짝이 없는 허튼소리이며 은폐 공작"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정부도 강경한 목소리로 맞섰다. 자베드 치마 파키스탄 내무부 대변인은 "정부의 수사 결과는 명백한 사실"이라며 만약 PPP측이 원한다면 부토의 묘를 파헤친 뒤 재조사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치마 대변인은 이어 국제사회가 부토 암살사건 수사를 지원해야 한다는 요구에 대해서는 "그들은 파키스탄의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다. 국제기구의 지원은 필요치 않다"고 잘라 말했다. 이처럼 정부측의 사건 수사 결과를 뒤집는 주장들이 잇따라 터져나오면서 향후 수사결과를 둘러싼 진실 공방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배후로 지목된 무장단체와 지도자를 잃은 야당이 일제히 정부의 사건 은폐 및 조작 의혹을 제기하고 있어 정부의 입지가 한층 좁아질 전망이다. 김상훈 특파원 meolakim@yna.co.kr (뉴델리=연합뉴스)
메수드는 부토 귀국 직전 파키스탄 일간 '데일리 뉴스'에 "무샤라프와 부토는 미국의 이익을 대변하기 때문에 결코 우리가 포용할 수 없는 인물"이라며 "우리 테러리스트가 부토의 귀국을 환영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는 인물이다. 또 부토의 사망 원인이 암살범이 쏜 총탄이나 폭탄 파편이 아닌 선루프 충돌에 따른 두개골 손상이라는 정부측 발표를 반박하는 주장도 나왔다. 부토가 이끌었던 파키스탄인민당(PPP)의 셰리 레만 대변인은 AFP통신과 인터뷰에서 자신이 사망한 부토의 시신을 씻는 과정에 동참했으며, 당시 부토의 몸에서 총탄의 흔적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레만은 "나는 장례식 전에 그(부토)의 몸을 씻는 과정에 참여했는데 뒤통수에서 이마 쪽으로 난 총상이 있었다"며 "당시에도 많은 피가 흘러 제대로 씻을 수 없었다. 그는 엄청난 양의 피를 흘렸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정부가 나서 부토의 사망 원인을 은폐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레만은 "병원측은 사망원인을 제대로 발표하지 못했으며 발표 내용을 바꾸도록 강요 당했다"며 "내무부가 발표한 사망원인은 우스꽝스럽고 위험하기 짝이 없는 허튼소리이며 은폐 공작"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정부도 강경한 목소리로 맞섰다. 자베드 치마 파키스탄 내무부 대변인은 "정부의 수사 결과는 명백한 사실"이라며 만약 PPP측이 원한다면 부토의 묘를 파헤친 뒤 재조사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치마 대변인은 이어 국제사회가 부토 암살사건 수사를 지원해야 한다는 요구에 대해서는 "그들은 파키스탄의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다. 국제기구의 지원은 필요치 않다"고 잘라 말했다. 이처럼 정부측의 사건 수사 결과를 뒤집는 주장들이 잇따라 터져나오면서 향후 수사결과를 둘러싼 진실 공방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배후로 지목된 무장단체와 지도자를 잃은 야당이 일제히 정부의 사건 은폐 및 조작 의혹을 제기하고 있어 정부의 입지가 한층 좁아질 전망이다. 김상훈 특파원 meolakim@yna.co.kr (뉴델리=연합뉴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