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콜롬비아 반군단체인 콜롬비아 무장혁명군(FARC)의 인질 2명 석방을 계기로 FARC를 테러조직 명단에서 삭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셀소 아모링 브라질 외교부 장관이 "FARC를 테러조직으로 규정할 의사가 없다"는 뜻을 밝혔다고 국영통신 아젠시아 브라질이 14일 보도했다.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의 과테말라 및 쿠바 방문을 수행하고 있는 아모링 장관은 "FARC를 테러조직으로 간주해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 "브라질이 유일하게 테러조직으로 규정하고 있는 단체는 알 카에다 뿐"이라면서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고 통신은 전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FARC를 테러조직으로 규정하고 경제적 지원을 일절 금지하고 있다.
이에 앞서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지난 11일 신년 국정연설을 통해 "FARC는 테러조직이 아니라 정치적 목적을 가진 반정부 세력이자 정규군"이라면서 "콜롬비아에서 유혈 대립을 끝내기 위해서는 FARC를 테러조직 리스트에서 삭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콜롬비아 정부는 "FARC는 테러 집단이 분명하며, 차베스 대통령의 주장을 결코 수용할 수 없다"고 거부 입장을 분명히 하고있다.
한편 아모링 장관은 FARC 인질의 추가 석방 문제와 관련, 콜롬비아 정부와 FARC 간의 대화를 지지하면서 "콜롬비아 정부는 인도주의적 목적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면서 "다른 인질들의 석방을 위한 협상에서 항상 균형감과 평정심을 유지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아모링 장관은 그러나 "콜롬비아 정부와 FARC 간의 대화를 촉구한다고 해서 FARC에 대해 정치적 입지를 인정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말하고 "대화가 원만하게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인도주의적 차원의 협상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 (상파울루=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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