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비상사태를 선포, 헌정을 마비시키는 도박으로 재선을 밀어붙인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이 총선에서 여당이 패배할 경우 사퇴할 가능성이 있다고 현지 일간 '더 뉴스'가 2일 보도했다.
무샤라프 대통령의 한 핵심 측근은 신문과 인터뷰에서 "오는 18일 총선에서 대통령에 반대하는 정당들이 승리할 경우 그는 대통령직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분명 대통령은 예전에 비해 강력한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군복을 벗은 이후 그는 그저 대통령일 뿐"이라며 "총선에서 그를 지지하는 정당이 패할 경우 중대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상사태 선포 이후 무샤라프 대통령 지지도는 급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정계와 법조계, 지식인과 종교계 지도자들 사이에서 무샤라프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무샤라프의 옛 동료들인 퇴역 장성들이 일제히 그의 퇴진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 밖에 최근 연금에서 해제된 초우드리 아산 변호사회 회장도 한동안 지지부진했던 변호사들의 반(反) 무샤라프 투쟁을 재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이 측근은 비상사태 선포 직후 강제 축출돼 가택연금 중인 전직 법관들의 복권에 대해서는 "조금의 유연성도 발휘할 수 없으며 총선에서 야당이 3분의 2 이상의 의석을 차지할 경우에만 되돌려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훈 특파원 meolakim@yna.co.kr (뉴델리=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meolakim@yna.co.kr (뉴델리=연합뉴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