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북부 카슈미르주(州)의 스리나가르에서 이슬람 여성단체가 '밸런타인 데이'를 맞은 젊은이들의 은밀한 만남을 막기 위해 식당 수색을 벌였다고 현지 언론이 14일 보도했다.
이슬람 여성단체인 '두크라탄-에-밀라트(신앙의 딸들)' 회원들은 14일 스리나가르 시내 곳곳의 식당을 돌며 밸런타인 데이를 맞아 데이트를 즐기던 무슬림 남녀들을 설득해 집으로 돌려보냈다.
부르카 등으로 온 몸을 감싼 회원들은 시내 곳곳의 식당 등에서 '평화적인 단속'을 벌였으며, 어떤 커플도 그들에게 저항하지 않은 채 귀가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먼 발치에서 이들 회원의 활동을 지켜봤지만 어떤 문제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단체의 회원인 나히다는 "밸런타인 데이는 무슬림들을 저속한 행동으로 이끌려는 서방의 음모"라며 "이런 음모에서 우리 젊은이들을 구하기 위해 여러 명이 나섰다"고 말했다.
나히다는 "신의 가호로 올해 스리나가르에서는 밸런타인 데이 카드를 판매하는 상인이 하나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날 인도 수도 뉴델리에서는 힌두 민족주의 단체인 시브세나 회원들이 시내 도로를 막고 밸런타인 데이 카드를 불태웠다.
또 우타르프라데시주(州) 주도인 러크노의 극단주의자들은 밸런타인 데이를 기념하는 커플의 만남이 눈에 띌 경우 뭇매를 때리겠다는 살벌한 경고를 하기도 했다.
김상훈 특파원 meolakim@yna.co.kr (뉴델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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