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1억7천만달러 계획…미 전국으로 대출 확대 야심도
전 세계에서 가장 못사는 나라 중 하나인 방글라데시의 빈민 대출기관인 그라민 은행이 미국 뉴욕의 빈민들에 대한 대출을 시작했다.
방글라데시 출신의 빈곤퇴치 운동가로 2006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무하마드 유누스가 빈민들의 자활을 돕기 위해 설립한 그라민 은행은 최근 신용불량 등을 이유로 자기 계좌를 갖지 못한 뉴욕 시민들에게 대출을 시작했다.
최빈국(最貧國)인 방글라데시의 빈민단체가 가장 강성한 미국의 경제중심지인 뉴욕 시민들의 자활을 돕는다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여파로 은행들이 신용도가 낮은 빈민들에게 대출문을 걸어잠근 현실을 감안하면 이해가 가지 않는 것도 아니다.
유누스 회장은 파이낸셜타임스(FT)와 가진 회견에서 "서브프라임 위기는 기존의 금융 시스템이 완전치 않다는 것을 여실히 증명했다"며 "따라서 지금이 (뉴욕에 대출을 시작할) 적기"라고 말했다.
뉴욕에서의 첫 사업으로 퀸즈 잭슨하이츠 자치구의 해외 이주 여성에게 지난 한달간 5만달러를 푼 그라민은행은 향후 5년간 뉴욕지역에 총 1억7천600만달러를 대출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개발도상국에서만 활동해온 그라민은행의 뉴욕 사업이 얼마나 활성화될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그라만은행은 미국 전역으로 사업을 확대한다는 야침찬 계획도 세워뒀다.
뉴욕대학의 소액대출 전문가인 조너선 모두크 교수는 현재 미국에서 은행 계좌를 갖지 못한 빈민은 2천800만명, 일부 제한적인 금융서비스만을 받고 있는 빈민은 4천47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1976년 27달러로 시작한 그리민은행의 총 자산 규모는 현재 65억달러에 달한다.
김상훈 특파원 meolakim@yna.co.kr (뉴델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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