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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위태로운 아로요 “쿠데타 음모 적발”

등록 2008-02-27 20:07수정 2008-02-28 01:34

필리핀 마닐라의 외곽도시 퀘존에서 27일 열린 글로리아 아로요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 도중, 한 남성이 ‘진리가 이 나라를 자유롭게 하리라’고 적힌 손팻말을 든 채 불끈 쥔 주먹을 들어 보이고 있다. 퀘존/AP 연합
필리핀 마닐라의 외곽도시 퀘존에서 27일 열린 글로리아 아로요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 도중, 한 남성이 ‘진리가 이 나라를 자유롭게 하리라’고 적힌 손팻말을 든 채 불끈 쥔 주먹을 들어 보이고 있다. 퀘존/AP 연합
여론 영향력 큰 필리핀 주교들 사퇴요구 철회
필리핀에서 글로리아 아로요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잇따르고, 쿠데타 음모가 적발되는 등 정국 불안이 심화되고 있다.

필리핀 경찰은 26일 “군 초급장교들이 주동이 된 새로운 쿠데타 음모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들이 아로요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일으킨 뒤 사회적 소요를 틈타 아로요 정부를 무너뜨릴 계획을 세웠다고 주장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보도했다. 경찰은 그러나 이들 초급장교의 쿠데타 음모에 대해 더 자세히 설명하지는 않았다. 군도 이에 대한 언급을 회피했다.

경찰은 이런 상황에서 2003년 쿠데타 시도 혐의로 체포된 인사들이 법정에 출두하면서 대중에 공개되면 사회 안정에 위협이 될 우려가 있다며, 이들에 대한 재판을 27일에서 다음달 6일로 연기해줄 것을 법원에 요청했다. 문제의 인물은 안토니오 트릴라네스 상원의원과 군 인사 17명이다.

반면, 필리핀 사회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가톨릭 주교들은 이날 아로요 대통령 사퇴 요구를 거둬들이기로 해, 아로요 대통령 쪽은 한숨 돌리게 됐다. 주교단은 이날 긴급 회의를 마친 뒤 성명을 내어 “진실을 밝히는 데 예외가 없어야 하며 아로요 대통령과 정부가 부패와 맞서 싸우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했지만, 사퇴 문제는 거론하지 않았다. 주교단 대변인 레오나르도 레가스피 대주교는 “대통령의 사임을 요구하는 것은 정치 행위”라며 “이는 국민들이 결정할 몫”이라고 말했다. 프란시스코 클래버 주교는 “인기가 떨어진 대통령을 쫓아내기 위해 너무 성급하게 거리로 나서는 것은 우리의 민주적 질서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필리핀의 가톨릭 주교단은 1986년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과 2001년 조지프 에스트라다 대통령의 퇴진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런 점에서 주교단의 이날 결정은 코라손 아키노 전 대통령 등 반 아로요 진영에 타격이 될 전망이다.

아로요 대통령은 2001년 취임 이후 줄곧 선거부정과 부패 스캔들로 야당과 일부 군인사로부터 권위를 도전받아 왔다. 최근에는 남편과 측근들이 중국 통신회사의 뇌물 수수 의혹에 연루됐다는 이유로 사임 압력을 받고 있다.

박병수 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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