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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속터지는 ‘살충제 만두’ 중-일 실험 공방

등록 2008-02-29 20:20

‘살충제 만두’ 둘러싼 중-일 주장
‘살충제 만두’ 둘러싼 중-일 주장
중 경찰, 제조과정 주입 가능성 부인…자체 실험결과 제시
일 경찰은 ‘강한 불쾌감’…후진타오 방일에 악영향 우려도
중국과 일본의 수사당국이 ‘살충제 만두’ 사건의 원인 규명을 둘러싸고 정면충돌 양상을 보이고 있다. 양쪽의 대립이 지속되면 4월로 예정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방일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공안당국은 28일 기자회견을 열어 “중국에서 살충제 성분인 메타미드호스가 섞여 들어갔을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밝혔다. 중국 제조업체 톈양식품이 만두를 제조·포장하는 과정에서 살충제가 들어갔을 것으로 보는 일본 수사당국과 언론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중국 쪽은 만두의 제조가 아니라 유통 과정에서 이 살충제가 스며들어갔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자체 실험 결과를 내놓았다. 중국 수사당국은 메타미드호스를 60·30·10·1% 등 다양한 농도로 희석시켜 만두 봉지 바깥쪽에 바른 뒤 온도를 만두의 보존·운송 때와 같은 -18℃에 맞춰두었더니, 10시간이 지나자 전체 실험대상 87%의 봉지 안쪽에서 메타미드호스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검출된 메타미드호스의 양 등 구체적 수치는 제시하지 않았다. 중국 수사당국은 또 톈양식품 공장에서 일하는 종업원 55명을 조사했으나 아무런 용의점도 발견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위신민 형사정사국 부국장은 일본 수사당국이 일본 내 만두 유통과정에 대한 중국 경찰의 입회검사와 물증확인 요청을 받아주지 않고 있다며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중국 경찰은 또 지난 15일 메타미도포스를 시중에서 구입해 지니고 있던 일본 〈교도통신〉 특파원을 붙잡아 3시간 동안 조사한 것으로 밝혀졌다.

중국 당국의 발표에 일본 수사당국은 발끈했다. 요시무라 히로토 경찰청장은 28일 기자회견을 열어 중국의 반론에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일본 쪽은 21~22일 방일한 중국 경찰간부들에게 일본 내 유통과정에서 메타미드호스가 섞여들어갈 가능성이 없다는 실험 결과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메타미드호스가 봉지에 가장 스며들기 쉬운 온도’로 알려진 섭씨 21℃에서 메타미드호스를 3가지 종류의 용매에 녹여 발랐지만 전혀 스며들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히 일본 언론들은 일본 경찰간부가 25일 중국을 방문해 중국 당국과 “서로 증거를 교환해 수사를 가속화하기로” 합의한 상황에서 중국 쪽이 갑자기 강경대응으로 돌아선 것은 국내 여론 무마용이라고 주장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9일 “대일관계를 중시하는 후진타오 지도부는 애초 원만한 조기수습을 꾀했다”며 “그러나 인터넷 등에서 대일 강경론이 대두하면서 일본에 대한 양보로 받아들일 수 있는 자세를 보이면 중국 당국이 비판을 받을 상황이라고 판단한 듯하다”고 보도했다. 후진타오 주석의 방일 성과를 통해 지지율 만회를 꾀하고 있는 후쿠다 야스오 총리는 “(중국) 수사당국 발표는 굉장히 전향적”이라며 두나라 대립의 확대를 경계했다.


도쿄 베이징/김도형 유강문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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