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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대만 총통선거, 마 “승리”-셰 “역전” 유세는 끝났다

등록 2008-03-21 19:45수정 2008-03-21 23:17

밤 10시께 윤곽…지지차 좁혀져 투표율 오를 듯
언론 대리전 가열…유엔 가입 투표는 무효 전망
대만 총통선거를 하루 앞둔 21일 오후 7시 타이베이 중정구 카이다거란로에 ‘남색 물결’이 넘실댔다. 국민당을 상징하는 남색 모자를 쓴 지지자들은 마잉주 후보가 그려진 깃발을 흔들며 연신 “정권 교체”를 외쳤다. 연단에 설치된 대형 전광판에 비친 마 후보의 모습에선 자신감이 넘쳤다. 한 여성 지지자는 “고지가 멀지 않았다”며 “좀더 힘을 내자”고 말했다. 이곳에서 총통부는 300여m에 불과하다.

셰창팅 민진당 후보도 이날 숨가쁜 하루를 보냈다. 그는 남쪽에서 북쪽으로 올라오며 유권자들에게 한 표를 호소했다. 가오슝에서 마침내 역전의 계기를 잡았으니 희망을 놓지 말라고 독려하는 그의 목소리는 결연했다. 한 지지자는 ‘역전승’이라고 쓰인 팻말을 흔들며 “이번 선거는 대만과 중국의 대결”이라고 외쳤다. 민진당은 이날 저녁 9시30분 타이베이에서 대만 민주주의 수호대회를 열었다.

투표의 날이 다가오면서 타이베이가 술렁거리고 있다. 두 후보의 선거전을 마무리하는 대규모 군중집회가 열린 곳에선 지지자들의 함성과 구호가 끊이지 않았다. 국민당 원로인 리덩후이 전 총리가 셰 후보 지지선언을 한 데 자극 받은 탓인지, 마 후보를 지지한다는 유명 인사들의 고백도 잇따랐다. 시내 호텔의 한 직원은 “대만의 유명 연예인들이 모두 지지 후보에 따라 줄 서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 후보의 지지도가 좁혀지고 있다는 관측이 돌면서 유권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한 병원에선 환자들이 투표를 하기 위해 집단으로 의사의 허락을 받았다는 소리도 들린다. 대만에서 3년 살았다는 한 교민은 “이번 대선 투표율이 2004년 때보다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04년 대선 때 투표를 하루 앞두고 천수이볜 후보가 총격을 받는 사건이 터졌던 탓인지 경찰의 경계도 한층 강화됐다.

민진당은 국민당의 매표 의혹을 계속 제기하며 마 후보의 우세를 뒤집으려 안간힘을 썼다. 테레스 샤힌 전 재미대만협회 대표의 입을 빌려 마 후보가 미국 영주권을 갖고 있다는 의혹도 다시 제기했다. 그러나 마 후보는 “국민당의 누구도 표를 매수하지 않았다”며 민진당의 주장에 강력한 부인으로 맞섰다.

대만 총통선거를 하루 앞둔 21일 야당인 국민당의 마잉주 후보가 타이베이에서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하는 동안, 경호원이 총탄막이용 방패로 보호하고 있다. 타이베이/AFP 연합
대만 총통선거를 하루 앞둔 21일 야당인 국민당의 마잉주 후보가 타이베이에서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하는 동안, 경호원이 총탄막이용 방패로 보호하고 있다. 타이베이/AFP 연합
텔레비전과 신문의 대리전도 가열됐다. 주요 방송과 신문들은 온통 두 후보의 동정과 구호로 기사를 채웠다. 대만에선 방송은 대부분 국민당을 지지하고, 신문은 대체로 민진당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민진당 계열의 <자유시보>는 1면 머릿기사로 국민당의 대규모 매수 의혹을 폭로한 셰 후보의 기자회견 내용을 실었다. 국민당 계열의 <연합보>는 1면 머릿기사 위에 “내일은 민진당을 하야시키는 날”이라고 쓰인 정치광고를 내보냈다.

이번 선거에선 대만 명의로 유엔에 가입하자는 민진당의 주장과 중화민국 명의로 유엔에 복귀하자는 국민당의 주장이 국민투표라는 도마에 오른다. 총통을 뽑는 대선 투표는 22일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대만 전역에서 열린다. 선거 결과는 22일 오후 10시께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타이베이/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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