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에서 1천260명의 어머니가 동시에 자녀들에게 모유를 먹이는 행사가 열려 인도네시아기록박물관(MURI)에 등재되는 등 화제를 낳았다고 현지 방송인 SCTV가 25일 보도했다.
사회 전반에 모유 수유 분위기를 확산시키기 위해 24일 자카르타 인근 땅그랑군(郡)에서 열린 이번 행사에는 어머니와 유아 각각 1천260명이 참가해 수유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MURI의 자야 수쁘라나 이사는 이번 기록이 2003년 동부자바주 꺼디리 지역에서 열린 500명 동시 모유 수유 기록을 경신했다고 밝히고, 이번 행사를 통해 모유 먹이기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서는 참가자들에게 태어난 지 20분 된 신생아가 스스로 엄마의 젖을 먹는 모습이 담긴 영화를 상영했고, 이를 본 참가자 주니아(24)는 "방금 태어난 아기가 그렇게 할 수 있다는 게 놀랍다"며 "모유 수유의 중요성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지역 보건국의 하니 하르얀또 국장은 관내의 12개월 미만 유아 7만명 가운데 올해 2천9백여명이 영양실조로 사망할 위험에 처해 있다고 지적하고, 모유만 먹여도 유아 사망률을 20% 가량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인도네시아 의사협회 자료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산모 가운데 3% 만이 모유를 수유하고 52%는 모유와 분유를 섞어 먹이고 있으며, 나머지 45%는 분유만 먹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엔과 세계보건기구(WHO)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에서 모유 수유율이 감소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유아 생존율이 낮아지고 있다며 부모들이 모유 대체식품을 먹이는 것의 위험을 인식해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신성철 통신원 speednews99@yna.co.kr (자카르타=연합뉴스)
신성철 통신원 speednews99@yna.co.kr (자카르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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