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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샤리프 파키스탄 전 총리 ‘반무샤라프 연정’ 탈퇴

등록 2008-05-13 21:20수정 2008-05-13 22:37

사법부 복원 놓고 인민당과 이견
6주만에 결별…“사안별 협조 뜻”
파키스탄의 ‘반무샤라프’ 연정이 심각하게 삐걱거리고 있다.

나와즈 샤리프 전 총리가 이끌고 있는 파키스탄무슬림리그-나와즈(PML-N)가 연립정부에서 탈퇴하겠다고 밝혔다고 일간 <새벽> 등 현지 언론들이 13일 전했다. 이날 피엠엘엔 출신 각료들은 사임서를 제출했다. 지난 2월 총선에서 승리한 지 석달 만의 ‘붕괴’다. 연정을 이끌고 있는 제1당 파키스탄인민당(PPP)은 피엠엘엔이 내놓은 각료직은 계속 비워 두겠다며, 협상을 이어 가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샤리프 쪽은 그동안 이프티카르 차우드리 전 대법원장 등 판사 60여명의 복직을 줄기차게 주장해 왔다. 이 판사들은 지난해 11월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의 비상사태 당시 해임됐다. 앞서 대법원은 9월 무샤라프의 대통령 재선 확정을 놓고 입후보 자격을 문제삼아 당선을 무효화할 것으로 예상되던 상황이었다. 무샤라프는 대법관들을 갈아치워 당선을 확정지었다.

이에 반발한 법조계는 사법부 전체를 11월 이전으로 돌려놔야 한다고 주장하며 정권과 팽팽하게 대립했다. 피엠엘엔도 가세했다. 무샤라프 당선을 다시 문제삼겠다는 의도로, 사실상 무샤라프 퇴진론이었다.

인민당 쪽의 속내는 복잡했다. 반무샤라프를 내세워 승리한 총선인 만큼, 무샤라프에 대해 원내 제2당인 피엠엘엔과의 공조는 불가피했다. 그러나 해임 판사들이 당시 반무샤라프 여론을 이끌면서,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의 귀국을 가능케 한 무샤라프의 사면권도 문제삼았던 데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었다. 당시 무샤라프는 총선을 앞두고 나락으로 떨어진 자신의 지지율을 만회하기 위해, 부토를 끌어들이려던 중이었다. 당시 부토와 함께 사면된 남편 아시프 자르다리는 부토 사망 뒤 인민당을 이끌고 있다. 사법부가 온전히 권한을 회복하면, 자르다리의 앞날이 불안정할 수밖에 없다.

그동안 양쪽은 몇차례 국내외를 오가며 협상을 벌여 왔으나, 샤리프 쪽의 최종제안이었던 ‘12일 사법부 복직’이 무산되면서 파국을 맞이했다. 샤리프는 “민주적 절차를 훼손하려는 음모에 동참하지는 않는다”며 사안에 따라 인민당에 협조하겠다고 밝혀, 인민당 중심으로 꾸려지는 국정 운영 자체를 반대할 뜻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연정의 균열이 계속되면, 가장 득을 보게 되는 것은 무샤라프 대통령과 그의 세력이라고 <비비시> 방송이 전했다. 정치세력 간의 이해관계가 2월 총선에서 ‘반무샤라프’를 택했던 국민의 뜻을 누르게 되는 셈이다.

김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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