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영라디오 “99%투표 92.4% 찬성”
사이클론 나르기스에도 불구하고 미얀마 군사정부가 10일 강행했던 헌법개정안 국민투표가 사실상 통과됐다.
미얀마 관영라디오는 14일 총유권자 2200만명 가운데 99%가 투표에 참여했으며, 이 가운데 92.4%가 찬성표를 던져 개헌안이 통과됐다고 밝혔다. 사이클론 피해가 심각했던 양곤과 이라와디주의 투표가 24일 남아있지만 이번 결과가 뒤집히기는 산술적으로 불가능하다고 관영 라디오는 덧붙였다.
미얀마 군정이 2010년 민정 이양을 명분으로 내놓은 이번 개헌안은 군부의 영구통치를 위한 발판이라는 비판을 받아 왔다. 개헌안에는 의석의 25%를 군인이 차지하고 비상시 군부가 대통령의 모든 권한을 위임받도록 하는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투표 부정도 의심된다. 야당 민주주의 민족동맹(NLD)의 니안 윈 대변인은 이번 투표가 “속임수와 기만으로 가득차 있었다”고 비난했다. 한국에 망명한 마웅저 버마민주화 운동가는 “정부관리들이 투표과정을 감시했으며, 어떤 투표소에선 가족당 한 명만 투표를 하도록 한 뒤 나머지 가족들의 표는 관리요원이 처리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권오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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