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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블로그] 리즐(Rezel)이야기 - 필리핀 민다나오에서

등록 2008-07-01 06:14

 필리핀 민다나오섬의 송코에 사는 13살의 달란틱부족의 소녀 리즐. ⓒ 한겨레 블로그 solsong
필리핀 민다나오섬의 송코에 사는 13살의 달란틱부족의 소녀 리즐. ⓒ 한겨레 블로그 solsong
필리핀 민다나오섬의 송코라는 곳은 달라틴 부족의 생활 터전이며 인근 지역들 중 전통 문화가 가장 보존이 잘되어 있는 곳입니다. 한국JTS와 한국국제협력단(KOICA)에서는 이곳 송코에 이들의 문화를 보존하고 지원하기 위해 이들의 문화센터를 건립을 지원해 주었고, 지난주 이곳 문화센터의 개관식이 있었습니다. 전통의상을 입은 이들 원주민들의 공연을 보며 새삼 한민족의 문화적 자긍심을 새길 수 있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여러가지 행사가 이어지는 가운데 잠시 실내에서 나와 벤치에 앉아있던 필자에게 한 아이가 다가왔습니다.

 필리핀 민다나오섬의 송코에 사는 13살의 달란틱부족의 소녀 리즐. ⓒ 한겨레 블로그 solsong
필리핀 민다나오섬의 송코에 사는 13살의 달란틱부족의 소녀 리즐. ⓒ 한겨레 블로그 solsong

"Rezel"

이제 그 아이에 관한 이야기를 할까 합니다.


제게 다가온 아이와 전 간단한 인사말을 나누었습니다. 몇살인지 어디에 사는지 이름은 무엇인지…. Korea. 한국은 어떤 나라예요? 음…. 한국은 사람도 많고 차도 많고 건물도 많고.. 엄청 복잡한 나라란다. 와우~ 대단해요. 저도 한번 가보고 싶어요. 가면 되지. 한국은 그리 먼 나라가 아니야. 음…. 전 아마도 갈 수 없을 것 같아요. 아마 전 여기에서 평생 살아야할것 같아요. 그러면서 리즐이 고개를 숙이던 그 순간 전 그 아이의 눈에 고인 눈물을 봤습니다.

 필리핀 민다나오섬의 송코에 사는 13살의 달란틱부족의 소녀 리즐. ⓒ 한겨레 블로그 solsong
필리핀 민다나오섬의 송코에 사는 13살의 달란틱부족의 소녀 리즐. ⓒ 한겨레 블로그 solsong

이곳에서 평생을 살아야 한다. 그 아이의 말과 눈물을 보는 순간 감정에 북받쳐 저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습니다. 무어라 그 아이에게 희망을 주고 싶은데 제 짧은 영어로는 의미의 전달이 쉽지 않았습니다. 저 멀리 보이는 통역을 불러 원주민어로 통역을 하라 했습니다. 반드시 희망을 품고 포기하지 않으면 한국이든 어디든 니가 원하는 그곳에 갈 수 있고 니가 하고자 하는 꿈을 이룰 수 있을 거라고. 그러니 절대 포기하지 말라고. 통역을 통해 필자의 말을 들은 리즐은 잘 모르겠다는 힘없는 대답만을 제게 전해주었습니다.

분위기 전환을 해야겠단 생각이 든 필자는 준비해간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리즐의 사진을 찍어주고 메모를 위해 준비해간 다이어리와 볼펜을 리즐에게 선물로 주었습니다. 리즐. 절대로 희망을 버려선 안돼. 희미한 미소만을 제게 보내주던 리즐. 나는 얼마나 행복한가. 나는 얼마나 풍요한 삶을 살고 있는가. 13살의 달란틱부족의 소녀 리즐을 보며 참 많은것을 생각하고 배운 시간이었습니다.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가, 기자가 참여한 <블로그>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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