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올림픽에 참가하는 대만 선수단을 응원하기 위해 중국에 입국하려던 대만 응원단 남·여 단장이 베이징 공항서 비자가 취소됐다며 중국 입국을 거절당해 대만으로 다시 귀국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대만 중텐(中天) TV등 대만 방송과 언론은 9일밤 대만으로 다시 귀국한 양후이루(楊蕙如, 30)의 귀국 상황을 상세히 보도했으며 함께 동행했던 대만팀 응원단인 '대만가유대'(臺灣加油隊)'의 리쿤린(李昆霖) 대장도 함께 돌아왔다.
양은 "베이징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공항 요원이 개별적으로 소지품 검색은 물론, 휴대전화의 문자 메시지까지 1시간 가량 조사하더니 무조건 대만으로 돌아가라고만 했다"며 "이런 대접을 받을 때면 대만인은 정말 불쌍하다고 느껴진다"고 말했다.
그녀는 또한 "현재 짐과 '대만인 증명서(臺胞證)'은 모두 압수당했으며 대만으로 귀국해야 하는 이유를 묻자 '상부의 지시'라고만 말했다"고 설명했다.
그녀와 함께 동행했던 리는 "베이징의 요구로 문제가 야기될 대만 국기 등은 전혀 휴대하지 않았는데도 입국을 거절당했다"며 "무사히 대만으로 귀국할 수 있어 그나마 다행"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현재 '대만가유대(臺灣加油隊)'는 약 2~30명의 핵심 인물로 운영되고 있으며 이들 양과 리는 대만응원단의 남.여 대장으로 각 지에서 열리는 대만팀 운동 경기에 대만 국기를 새긴 복장으로 관중석에서 응원을 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양은 지난 3월 대만 총통 선거에서 셰창팅(謝長廷) 전 민진당 주석의 인터넷 선거 운동 본부의 회장직을 맡았던 민진당 지지자로 유명한 인물이어서 중국측은 그녀의 베이징 입국에 대해 긴장하며 '불미'스런 행동을 하지 말 것을 민진당 측을 통해 경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민진당의 천치마이(陳其邁) 의원은 "인간은 모두 언론과 표현의 자유가 있는데도 셰 후보를 지지했다는 이유로 올림픽 참관을 거절한 것은 명백한 인권 침해"라며 중국을 강력히 비판했다.
이상미 통신원 yunfen@yna.co.kr (타이베이=연합뉴스)
이상미 통신원 yunfen@yna.co.kr (타이베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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