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의 남편인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53)가 파키스탄의 제11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파키스탄 선거관리위원회는 6일 파키스탄 연방 상ㆍ하원과 4개 주의회 의원으로 구성된 선거인단의 대통령 선거 결과 자르다리가 전체 702표 가운데 481표를 획득해 당선이 확정됐다고 밝혔다.
제1야당인 파키스탄무슬림리그(PML-N) 후보인 사에드 우즈 자만 시디키 전 대법원장(153표), 제3당인 파키스탄무슬림리그(PML-Q)의 무샤히드 후세인 시에드 상원의원(44표)을 큰 표차로 누른 압승이었다.
이로써 자르다리는 지난 달 사임한 페르베즈 무샤라프 전 대통령의 뒤를 이어 향후 5년간 대통령직을 수행한다.
특히 집권 PPP의 공동의장이미 파키스탄 정계의 최고 실력자 자리에 오른 그는 페르베즈 무샤라프 전 대통령이 구축한 강력한 대통령 권한을 손에 넣으며 파키스탄의 61년 역사상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진 민간인 출신 대통령이 됐다.
자르다리는 "나의 승리는 국민의 승리이자 민주주의의 승리다. 국민 98%의 대표가 나를 택했다. 대통령으로서 나는 의회를 존중하고 보좌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투표 결과는 당초 예상수준을 벗어나지 않았다.
자르다리는 연방 상ㆍ하원에서 전체 유효투표 수 436투표 가운데 281표를 얻어 시디키(111표), 시에드(34표)를 큰 차로 따돌렸다.
또 자신의 고향인 신드주에서는 65표 가운데 64표, 발루치스탄주에서는 63표 중 59표, 북서변경주에서는 62표 중 56표를 차지했다.
다만 PML-N이 우세인 펀자브주에서는 62표 중 22표를 얻는 데 그쳤다.
자르다리의 당선이 확정되자 의사당 앞에는 PPP 지지자 수백명이 모여 "부토 영원하라, 자르다리는 우리의 지도자" 등 구호를 외치며 축제 분위기를 연출했다.
파르자나 라자 PPP 대변인은 "오늘 승리는 자르다리의 승리이자 PPP의 승리이며, 무엇보다 베나지르 부토가 꿈꿨던 민주정치 체제의 승리"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제1야당인 나와즈 샤리프의 PML-N 지도자인 카와자 사드 라피크는 패배를 인정하면서도 "자르다리는 즉각 당의장에서 물러나 중립적인 대통령이 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한편 이날 북서변경주(州) 주도인 페샤와르 외곽의 한 검문소에서는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16명이 죽고 80여명이 다쳤으나 투표에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
김상훈 특파원 meolakim@yna.co.kr (뉴델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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