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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중국 ‘멜라민 분유’ 파문 해외로 확대

등록 2008-09-21 14:01

홍콩에 이어 일.말레이시아.싱가포르도 비상
중 식품산업 총체적 부실속 해결에 총력전

4명의 사망자와 6천여명의 신장 결석 영.유아 환자를 낸 중국 '멜라민 분유' 파문이 해외로 확대되면서 파장이 걷잡을 수없이 커지고 있다.

일본 오사카(大阪)에 본사를 둔 마루다이(丸大)식품은 21일 중국에서 수입, 판매한 '크림버터' 등 과자, 반찬류 5개 품목에 멜라민이 함유됐을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서 자율 회수에 나섰다.

홍콩에서는 멜라민 분유를 먹고 신장 결석에 걸린 첫 피해 유아가 나와 위기감이 고조됐고,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는 모든 중국산 우유와 유제품에 대해 판매와 수입을 금지했다.

미얀마 보건 당국 역시 중국산 유제품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방침을 밝혔고 필리핀도 중국산 유제품 수입금지를 검토중이다.

중국산 분유에는 멜라민 이외에 다른 유해 물질이 다량 함유됐다는 폭로가 나온 가운데 이번 파문의 시발점이 된 싼루(三鹿)사는 3년전부터 자사에 공급된 원유에 멜라민이 함유된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중국은 '멜라민 분유' 파문이 중국 식품업체의 총체적 부실을 드러내며 일파만파로 확산되자 사태 해결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

◇해외로 확대= 마루다이측에 따르면 회수 대상 품목은 8, 9월에 약 1만3천개 가량이 판매됐으며, 현재 점포에 남아 있어서 회수할 필요가 있는 것은 2천800개로 조사됐다. 소매가격으로 1천200만엔 가량이다. 이들 제품은 오키나와(沖繩)를 제외한 일본 전역에 공급됐다.

마루다이측은 "멜라민이 함유됐다고 해도 미량인 만큼 건강에 영향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중국과 일본의 검사기관이 성분조사를 벌이고 있어서 25, 26일이 돼야 정확한 함유량 등을 확인할 수 있다.

홍콩 위생서는 3살 짜리 홍콩 여자 어린아이가 중국산 멜라민 분유를 먹고 신장결석에 걸린 사실을 확인했다고 명보(明報) 등 홍콩 언론매체들이 21일 보도했다.

홍콩 위생서의 한 관계자는 "이 여자 아이는 지난 19일 왼쪽 신장에서 결석이 발견돼 20일 마거렛 공주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면서 "현재 아이의 건강상태는 양호하며 추가 수술을 받을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앞서 말레이시아 보건부는 중국산 분유와 유제품의 수입을 금지했다고 관영 베르나마통신이 19일 보도했다.

또 싱가포르 정부 산하 농식품가축국(AVA)은 중국산 요구르트와 딸기우유의 샘플을 조사한 결과 멜라민이 검출됨에 따라 모든 중국산 우유와 유제품의 판매와 수입을 즉시 중지시켰다고 밝혔다.

또 미얀마 주간지 '보이스 저널'도 20일 수도 양곤의 한 소아과 의사의 말을 인용, 중국산 분유와 유제품이 미얀먀에서 팔리고 있어 아이들의 건강이 걱정된다면서 당국이 적절한 조치를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대만 정부는 17일 멜라민이 함유된 것으로 확인된 중국산 22개 유제품에 대한 수입 중단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빙산의 일각설= 중국 우유 유통업에 종사하는 한 관계자는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멜라민은 빙산의 일각이고 많은 화학물질이 우유에 첨가된다"고 말했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 데일리가 19일 보도했다.

이 제보자에 따르면 화학 물질을 우유에 첨가하는 것은 업계의 불문율이자 상식이며 우유 공급업자들이 공통적으로 첨가하는 물질은 방부제와 과산화수소이다. 유통되는 동안 우유가 상하지 않게 하기 위해 대부분 방부제를 우유에 넣은 뒤 유제품 제조사에 납품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한 제보자는 우유에 물을 너무 타서 지방 함유량이 적게 나올 경우 식물성 오일, 식용유, 심지어는 공업용 오일을 첨가한다고 폭로했다. 우유의 단백질, 지방, 락토오스(유당)의 함유량을 높이기 위해 각종 화학물이 첨가된다고 그는 덧붙였다.

◇스타벅스 우유 사용 안해 = 스타벅스는 중국내 체인점에서 우유 서비스를 중단했다. 이는 멜라민이 분유 뿐 아니라 멍뉴등 유명 업체의 우유와 요구르트,아이스크림 등 전 유제품에서 검출된데 따른 조치이다. 싱가포르 역시 멜라민이 나온 중국 이리(伊利)사가 만든 아이스 요구르트와 네덜란드산 딸기 맛 우유를 판매대에서 치워버렸다.

◇中 식품산업 총체적 부실 = 멜라민 분유 파문은 식품 산업 전반에 걸쳐 중국 당국이 직면한 과제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이 분석했다.

세계보건기구(WHO) 중국사무소 대표인 한스 트뢰드손은 완벽한 식품안전체계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훨씬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엔 산하 세계식량기구(FAO)의 중국사무소 부대표인 장중쥔은 "(부처 간) 협력이 가장 큰 문제"라면서 관련 부처 간 "대화와 협력이 충분치 않다"고 말했다.

관리들의 부정부패도 식품안전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부패가 공산당이 직면한 최대 위협 가운데 하나라고 누차 말해왔다.

◇중국 사태 해결에 총력전= 중국 국무원 판공청은 19일 전국 관련 기관에 시달한 통지에서 멜라민으로 신장결석에 걸린 영.유아 검진과 진료에 만전을 기하고 이번 기회에 유제품 업계를 완전히 정비하라고 지시했다고 신화 통신이 보도했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19일 인민의 생명 안전에 대한 고위 간부들의 의식이 마비됐다고 질타했고 직원자바오(溫家寶) 총리도 20일 당.정 간부들의 기강 해이를 지적하며 위기 의식을 보였다. 당국은 멜라민 분유를 먹고 신장 결석에 걸린 영.유아의 검진과 치료를 모두 무상으로 하기로 했다. 추후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는대로 정부는 분조업체에 이를 배상토록 할 계획이다.

위생부는 영.유아 신장 결석 여부와 관련, 각 성.시.자치구에 '12320'번호의 핫 라인을 개설하고 검진 문의를 받는다.

질량검사총국은 전국 산하 기관에 통지를 보내 유제품에 대한 질량 검사를 철저히 하라고 지시하고 지난 14일이후 출고된 유제품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상총국은 문제가 된 '멜라민 분유' 3천215t을 모두 수거했고 차제에 유제품의 생산.유통 구조에 일대 수술을 가하기로 했다.

조성대 특파원 sdcho@yna.co.kr (베이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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