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중국, 동남아 등지를 휩쓸었던 한류의 열풍은 참으로 대단했었다. 워낙 거세게 불었던 바람 인지라 다소 역풍도 있었다는 이야기가 들렸지만, 아직도 많은 나라에서 한국 연예인들의 인기 그리고 한국 문화 따라하기가 지속되고 있다고 한다.
정부 차원에서도 한류의 지속적 확대를 위해 나름대로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것 같고, 지역적으로도 동남아를 넘어 중동, 유럽은 물론 미주 대륙까지 그 범위를 넓기고자 노력 하는 모습이 보여 자못 기대를 하고 있었다.
중동지역은 이집트와 두바이에서 대장금, 겨울연가 등의 대표 작품들이 큰 반향을 일으키고 인기리에 방영 되었다는 소식이 있었고, 얼마 후 드디어 터키에도 한국의 영화 및 드라마가 터키 국영TV 방송국을 통해 방영 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나름대로 기대를 갖고 기다렸는데, 안타깝게도 터키에서는 방송 시간대가 좋지 않았고 방영 당시의 시청율이 그다지 높지 않아 예상보다 너무 적은 반응을 보인 탓에 아직 터키에서의 한류 바람은 시기적으로 빠르구나… 하는 생각만으로 움추렸던 것 같다.
두바이에 거점을 두고 터키시장을 관할하고 있는 한국관광공사 측에서도 수차례 출장을 통해 터키에서의 한류 바람 일으키기를 위해 여러가지 시도를 하긴 했지만, 기획이나 예산의 부족 등으로 인해 그다지 큰 성과를 얻지 못했던 것 같고, 다행히 터키 국영 방송국이 자체적으로 한국 영화 및 드라마 몇편을 계약하고 방영한 것인데, 아쉽게도 반응이 좋지 않았던 것이다.
터키는 역사적 인연도 있고 특별히 한국전 참전과 2002년 월드컵 3/4위전 을 통해 급격히 가까워져 이제는 서로 ‘형제의 나라’ 라고 부르고 있으며, 연간 40억불 가량의 상품 교역과 연 15만명 이상이 관광을 다녀갈 정도로 우리에겐 우호적이고 친밀한 나라 임에 틀림 없다.
하지만 이런 좋은 배경과 바탕임에도 불구하고 한류의 바람이 아직도 불지 못하고 있음은 분명 아쉬운 일이 아닐수 없기에, 관계 기관 및 업체들의 진지한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터키에서는 일단 계기만 마련되면 한류의 큰 바람이 불 것이란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의 일이다. 사무실에서 출발 하려는데 연료부족 경고등이 들어왔다. 평소에 단골로 다니던 주유소까지 갈까 하다가 그냥 인근에 있는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기로 하고, 계산을 위해 주유소 사무실을 들어서는 순간, 계산대 옆에 놓여있는 컴퓨터 화면에 낮 익은 얼굴들이 보이는 것이었다. 엉… 이게 뭐지 ? 화면은 한국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 임이 분명했다.
“아가씨… 지금 뭘 보고 있는 겁니까 ?”
“한국 드라마 인데, 겨울연가 라고… 남자배우(배용준) 너무 멋져요… “
“지금 방송 중인 TV 를 보는 중인가요? “
“아니요. 전에 방송했다고 했는데, 그 때 보지 못해서 지금 인터넷으로 다운받아 보는 중인데… 아주 재미 있어요. 근데 아저씨는 한국사람 이에요? “
“네… 아가씨는 한국말은 모를텐데… 보자… 아 ! 터키어 자막이 나오는 구나.”
“한국 드라마 참 재미 있어요. 얼마전 대장금도 인터넷에서 다운받아 봤어요. 영애씨 너무 이뻐요. !!!”
“아네… 그럼 인터넷을 통해 한국 드라마, 영화 다 볼수 있나요?”
“그럼요. 방송 할때는 몰라서 또 시간이 맞지않아 못 본것을 나중에 이렇게 보니 좋네요.” 참 우연히 만난 주유소 아가씨와의 짧은 대화를 나누고 나오는데 기분이 참 좋았다. 그래… 방송 당시에 큰 반응이 없었다고 실망할 필요가 없었구나. 이렇게 인터넷을 통해, 관심있는 사람들이 볼수 있을 것이고, 조만간 상용화 한다는 IPTV 까지 등장한다면, 한국의 영화나 드라마를 효과적으로 보급할 수 있고 이를통해 한류 바람의 불씨를 다시 키워볼 수 있지 않겠나… 생각을 하니 새로운 활기가 나는 듯 했다. 오늘 아침, 터키 최대의 언론사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새로운 뉴스와 소식을 둘러보고 있던 중, 갑자기 내 눈에 확 다가온 표지 문화 안내란이 있었다. “김기덕 감독의 기다려 왔던 작품 ‘비몽’이 막 도착 했다. 지금 영화관에서 만나 보세요.” 한국 영화가 수입 되었구나… 아니 그런데 이건 단순하게 볼 것이 아니다. 터키 최고의 언론사 홈페이지 첫면에 한국이 아닌, 김기덕 이란 이름으로 안내가 뜬다는 것은, 한국 영화가 ‘한국’이란 국가이미지 가 아닌 감독의 역량과 이름 즉, 실력으로 터키에서 인정을 받기 시작했다는 반증 아닌가. 사실 그동안 한국영화가 수차례 유력한 국제영화제에서 수상을 하게 되면서 영화 메니아들 사이에서는 이미 한국영화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었고, 박찬욱, 김기덕 등의 이름은 이미 거장 감독, 유명 감독의 대열에 올라서 있음을 느끼게 되었다. 작년에 터키 최고 대학중 하나인, 보아지치 대학의 영화동호인 모임에서 한국영화주간 행사를 한다는 연락과 함께 초청장을 보내 왔기에 별 기대없이 인사차 참석을 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약 100명 남짓 수용이 가능한 공간에는 거의 빈 자리가 없었고, 영화 상영에 이어 무대에서 곧바로 이어지는 토론 에서의 열띤 토론과 참여도를 보고 깊은 감동을 받아 기사화 했던 적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 때와는 확연히 다른… 확실한 한국영화 메니아 층이 형성 되어 있음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해마다 열리는 이스탄불 국제영화제에서 한국영화주간을 설정해 한국영화만을 연속 상영 하기도 했고, 내년 초에도 개인적인 메니아들이 중심이 되어 한국영화주간 행사를 스스로 개최 할 계획이 있다고 하니, 한국 영화는 이미 나름대로의 메니아 층 확보에 성공을 했다는 확신이 든다. 그렇다면 이제 할 일은 무엇인가. 한국의 정부(문화관광부)와 주관기관 (한국관광공사) 그리고 관련 업체 (방송사 및 제작/보급사) 등이 터키 시장으로의 진출을 새로운 시각으로 보고, 전략적으로 신중히 그러나 적극적인 마켓팅을 해야 할 것이다. 기회란 언제 지나갈지 미리 알수 없지만, 미리 준비하고 기다린다면 오는 기회의 뒷머리채를 꽉 잡아 낚아 챌 수 있다고 했다. 어찌보면 이제 터키는 한국과의 새로운 관계 증진을 위한 좋은 기회의 장이 열리고 있는것 인지 모른다. 그동안의 전통적인 유대관계, 서로에 대한 기대감, 무역 교류의 확대, 군사 교류의 확대, 관광 교류의 확대 등으로 이어져온 양국간의 관계가 지금 더 할나위 없이 좋다면 그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고 공고히 하기위한 문화/예술의 협력이 필요한 적기가 지금이 아니겠는가. 이를 위해 현지에 있는 우리들도 각자의 위치에서 돕고 협력할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음을 밝히면서, 머지않아 터키에서도 한류의 바람이 흡족하게 불어 올 것을 기대해 마지 않는다.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가, 기자가 참여한 <블로그>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한국 드라마 인데, 겨울연가 라고… 남자배우(배용준) 너무 멋져요… “
“지금 방송 중인 TV 를 보는 중인가요? “
“아니요. 전에 방송했다고 했는데, 그 때 보지 못해서 지금 인터넷으로 다운받아 보는 중인데… 아주 재미 있어요. 근데 아저씨는 한국사람 이에요? “
“네… 아가씨는 한국말은 모를텐데… 보자… 아 ! 터키어 자막이 나오는 구나.”
“한국 드라마 참 재미 있어요. 얼마전 대장금도 인터넷에서 다운받아 봤어요. 영애씨 너무 이뻐요. !!!”
“아네… 그럼 인터넷을 통해 한국 드라마, 영화 다 볼수 있나요?”
“그럼요. 방송 할때는 몰라서 또 시간이 맞지않아 못 본것을 나중에 이렇게 보니 좋네요.” 참 우연히 만난 주유소 아가씨와의 짧은 대화를 나누고 나오는데 기분이 참 좋았다. 그래… 방송 당시에 큰 반응이 없었다고 실망할 필요가 없었구나. 이렇게 인터넷을 통해, 관심있는 사람들이 볼수 있을 것이고, 조만간 상용화 한다는 IPTV 까지 등장한다면, 한국의 영화나 드라마를 효과적으로 보급할 수 있고 이를통해 한류 바람의 불씨를 다시 키워볼 수 있지 않겠나… 생각을 하니 새로운 활기가 나는 듯 했다. 오늘 아침, 터키 최대의 언론사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새로운 뉴스와 소식을 둘러보고 있던 중, 갑자기 내 눈에 확 다가온 표지 문화 안내란이 있었다. “김기덕 감독의 기다려 왔던 작품 ‘비몽’이 막 도착 했다. 지금 영화관에서 만나 보세요.” 한국 영화가 수입 되었구나… 아니 그런데 이건 단순하게 볼 것이 아니다. 터키 최고의 언론사 홈페이지 첫면에 한국이 아닌, 김기덕 이란 이름으로 안내가 뜬다는 것은, 한국 영화가 ‘한국’이란 국가이미지 가 아닌 감독의 역량과 이름 즉, 실력으로 터키에서 인정을 받기 시작했다는 반증 아닌가. 사실 그동안 한국영화가 수차례 유력한 국제영화제에서 수상을 하게 되면서 영화 메니아들 사이에서는 이미 한국영화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었고, 박찬욱, 김기덕 등의 이름은 이미 거장 감독, 유명 감독의 대열에 올라서 있음을 느끼게 되었다. 작년에 터키 최고 대학중 하나인, 보아지치 대학의 영화동호인 모임에서 한국영화주간 행사를 한다는 연락과 함께 초청장을 보내 왔기에 별 기대없이 인사차 참석을 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약 100명 남짓 수용이 가능한 공간에는 거의 빈 자리가 없었고, 영화 상영에 이어 무대에서 곧바로 이어지는 토론 에서의 열띤 토론과 참여도를 보고 깊은 감동을 받아 기사화 했던 적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 때와는 확연히 다른… 확실한 한국영화 메니아 층이 형성 되어 있음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해마다 열리는 이스탄불 국제영화제에서 한국영화주간을 설정해 한국영화만을 연속 상영 하기도 했고, 내년 초에도 개인적인 메니아들이 중심이 되어 한국영화주간 행사를 스스로 개최 할 계획이 있다고 하니, 한국 영화는 이미 나름대로의 메니아 층 확보에 성공을 했다는 확신이 든다. 그렇다면 이제 할 일은 무엇인가. 한국의 정부(문화관광부)와 주관기관 (한국관광공사) 그리고 관련 업체 (방송사 및 제작/보급사) 등이 터키 시장으로의 진출을 새로운 시각으로 보고, 전략적으로 신중히 그러나 적극적인 마켓팅을 해야 할 것이다. 기회란 언제 지나갈지 미리 알수 없지만, 미리 준비하고 기다린다면 오는 기회의 뒷머리채를 꽉 잡아 낚아 챌 수 있다고 했다. 어찌보면 이제 터키는 한국과의 새로운 관계 증진을 위한 좋은 기회의 장이 열리고 있는것 인지 모른다. 그동안의 전통적인 유대관계, 서로에 대한 기대감, 무역 교류의 확대, 군사 교류의 확대, 관광 교류의 확대 등으로 이어져온 양국간의 관계가 지금 더 할나위 없이 좋다면 그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고 공고히 하기위한 문화/예술의 협력이 필요한 적기가 지금이 아니겠는가. 이를 위해 현지에 있는 우리들도 각자의 위치에서 돕고 협력할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음을 밝히면서, 머지않아 터키에서도 한류의 바람이 흡족하게 불어 올 것을 기대해 마지 않는다.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가, 기자가 참여한 <블로그>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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