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악화 이유
푸미폰 아둔야뎃 타이 국왕이 4일, 81번째 생일을 하루 앞두고 할 예정이었던 대국민 연설을 건강상의 이유로 취소했다. 62년간 군림해온 아둔야뎃 국왕이 생일 전날 연설을 접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에이피>(AP) 통신이 전했다.
이날 타이 왕세자인 마하 와찌랄롱꼰은 국영 라디오 방송에 나와 “국왕의 몸 상태가 조금 좋지 않아, 연설을 할 수 없게 됐다”고 알렸다. 아둔야뎃 국왕은 전통적으로 생일 전날 대국민 연설을 해왔으며, 특히 이날 연설은 최근 타이의 정정 불안과 맞물려 주목을 받았다.
이례적 연설 취소에 타이인들은 국왕의 건강 상태에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아둔야뎃 국왕은 지난해 뇌졸중 증상과 결장염으로 3주 이상 입원했었다. 그는 또 심장관련 병력을 갖고 있으며, 2006년에는 척수 수술도 받았다. 마하 짜끄리 시린톤 타이 공주는 이날 “국왕이 기관지염과 식도염을 앓고 있다”며 “병세가 심각하지는 않지만, 기력이 쇠한 상태”라고 밝혔다.
일부에선 국민들에게 큰 신망을 받아온 국왕이 만일 숨지게 되면, 타이의 정치 혼란이 더 극심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왕이 과거 몇몇 정치적 위기 상황에서 리더십을 발휘해온만큼, 이번에도 분열된 정국 통합에 힘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는 이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황보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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