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반정부 단체인 국민민주주의연대(PAD)가 정부청사 단지를 3개월 넘게 점거농성하는 과정에서 국가안보위원회(NSC)의 기밀이 담긴 컴퓨터가 도난당하거나 손상된 것으로 밝혀져 NSC가 발칵 뒤집혔다고 현지 일간지인 '방콕 포스트'가 9일 인터넷판을 통해 보도했다.
NSC 직원들은 '국가위기 관리센터'와 '정보기술(IT) 센터'가 입주한 정부청사 단지 내 건물의 자동문이 강제로 열린 것을 보고 경악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NSC와 경찰의 과학범죄수사반이 합동 조사한 결과 이들 두 센터의 컴퓨터와 중앙서버 하드디스크 등이 도난당하거나 손상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IT 센터의 하드디스크에는 2001년 이후의 NSC 자료 등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자동문과 컴퓨터의 지문을 채취하는 등 범인 검거에 나서는 한편 NSC는 정확한 피해 조사에 나섰다. NSC 관계자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폐쇄회로 TV, 내부 통신망의 손상과 도난으로 물적 피해만 4천만바트(약 16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종락 추타논 경찰청 차장은 정부청사 점거농성과 관련, 증거품을 수집해 주동자와 PAD의 재정적 지원자들도 사법처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PAD가 이끄는 시위대 수천명은 8월28일 정부가 탁신 치나왓 전 총리의 꼭두각시라고 주장, 전면 퇴진을 요구하며 정부청사 단지를 점거해 3개월 넘게 농성을 벌이다 지난 2일 헌법재판소의 선거법 위반 판결로 내각이 사퇴하자 자진해산했다.
정부는 PAD의 점거농성으로 돈므엉 국내공항에 임시청사를 마련, 국정을 이끌어왔으며 정부청사 단지의 청소와 단장이 끝나는 대로 2주 안에 재입주할 예정이다.
(방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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