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중국·일본과 통화 맞교환(스와프)을 통해 조달할 수 있는 외화 규모가 현행 170억달러에서 600억달러로 늘어나게 됐다.
한국은행은 12일 중국 및 일본 중앙은행과의 공동성명을 통해 중국과 1800억위안(260억달러 상당) 규모의 원-위안 통화 맞교환 계약을 맺고, 일본과는 30억달러였던 기존 원-엔 통화 맞교환 규모를 200억달러로 확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이와 별도로 ‘치앙마이 이니셔티브’(2000년 출범한 아시아 지역내 긴급자금 지원체제)에 따라 외환위기와 같은 비상시에 일본에서 100억달러, 중국에서 40억달러의 외화를 맞교환 형태로 조달할 수 있게 돼 있어 중국·일본과의 전체 통화 스와프 한도는 600억달러로 늘어나게 됐다. 이미 미국과의 300억달러 통화 스와프 계약에 따라 국내 은행들에 외화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어 이번 조처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환율 안정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은은 이번 계약이 위안화 및 엔화와의 맞교환 협정이어서 바로 달러를 들여올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한은은 중국과 위안화를 달러로 전환해 통화 교환을 하는 방안을 추가로 논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엔화는 준기축 통화 구실을 하는데다 최근 엔화가 초강세를 보이고 있어 별도 조처가 없더라도 언제든 국제 금융시장에서 달러로 환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과의 통화 맞교환 계약은 내년 4월30일까지며, 중국과의 계약은 3년이다.
신제윤 기획재정부 국제업무관리관(차관보)은 “일본·중국과 통화를 교환 때 금리조건은 그때그때 협의하기로 했다”며 “한-미 통화 맞교환이 필요한 달러를 직접 들여오는 등 여러 좋은 점이 있어 우선은 한-미 통화 스와프를 최대한 활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남기 선임기자 jnam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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