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의회, 새총리에 아비싯 민주당 총재 선출

아비싯 웨짜지와 태국 민주당 총재가 15일 방콕의 국회의사당에서 새 총리에 선출된 뒤 의사당을 나서며 미소를 짓고 있다.방콕/AP 연합뉴스

7년6개월만에 정권교체…탁신 지지자 시위

태국 의회는 15일 임시회를 열고 아비싯 웨짜지와(44) 민주당 총재를 제27대 총리로 선출했다.

하원은 이날 오전 9시30분부터 임시회를 열고 호명투표를 실시했으며 아비싯 민주당 총재가 235표를 얻어 198표에 그친 푸에아판딘 당의 프라차 프롬녹 총재를 누르고 새 총리에 선출됐다.

하원은 총 의석이 480석이지만 공석을 제외한 재적의원은 437명이다.

이로써 민주당은 2001년 6월 총선에서 탁신 치나왓 전 총리가 창당한 타이락타이(TRT)에 패한 뒤 7년 6개월만에 다시 정권을 되찾게 됐으며 아비싯은 역대 최연소 총리 기록을 세우게 됐다.

아비싯은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의 최종 승인을 거친 뒤 총리 자리에 오르게 된다.

탁신 지지자 수백명은 이날 아비싯 총재의 총리 선출 소식에 의사당으로 통하는 길목을 막고 의원들이 탄 차의 유리창을 깨뜨리는 등 폭력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하원은 탁신 계열의 정당인 국민의힘(PPP) 등 집권 3당이 헌법재판소의 판결로 해체되자 이날 차기 정부 구성을 위해 새 총리 선출을 위한 투표를 실시했다.

헌재는 지난 2일 선거법 위반을 이유로 연립정부 중심당인 PPP를 비롯해 찻타이, 마치마티파타야 등 집권 3당의 해체와 함께 당간부의 정치활동 금지 명령을 내렸다. 이에 따라 PPP 소속 솜차이 옹사왓 총리를 비롯한 내각이 총사퇴했으며 차와랏 찬비라쿨 부총리가 총리대행을 맡아 과도정부가 국정을 이끌어 왔다.

민주당은 PPP의 일부 중도파를 흡수하고 찻타이, 마치마티파타야, 루암자이타이 찻파타나 등 소 정당 3곳과 연정 구성에 합의하는 등 집권의 기반을 다졌다.

아비싯 웨짜지와 새 총리의 선출을 반대하는 탁신 전총리의 지지자들이 15일 총리 선출을 마치고 의사당을 떠나는 의원들의 차량에 돌과 보도블럭 등을 던지고 있다. 방콕/AP 연합뉴스

반면 탁신계 인사들은 PPP의 대체정당으로 푸에아타이를 창당했으며 푸에아판딘, 프라차랏과 연합, 거국내각 구성을 제의하며 총리 후보로 프라차 푸에아판딘 총재를 내세웠으나 대세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민주당의 집권으로 태국은 정국혼란의 긴 터널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

그러나 탁신을 둘러싼 친-반 세력의 근본적인 갈등 구조가 해결되지 않아 양측의 충돌은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다. 이 경우 태국 정국은 또다시 수렁 속으로 빠져들 우려가 높다.

(방콕=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