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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25년 ‘피의 스리랑카 내전’ 막내리나

등록 2009-02-06 21:07수정 2009-02-06 23:52

스리랑카 정부군 반군 해군기지 점령
스리랑카 정부군 반군 해군기지 점령
정부군, 타밀반군 ‘최후기지’ 점령…반군지역 민간인 피해 우려
25년 동안 스리랑카를 만신창이로 만들어온 내전에서 정부군이 강력한 공세로 타밀반군을 막다른 골목으로 몰고 있다. 치열한 교전 지역에 놓인 타밀족 민간인들의 희생이 커지고 있다.

스리랑카 정부군은 5일 타밀반군(LTTE)의 마지막 주요 해군기지인 찰라이를 점령했다고 <비비시>(BBC) 방송이 보도했다. 스리랑카 <데일리 뉴스>는 군 관계자의 말을 따, 한때 1만5000㎢에 이르렀던 반군의 활동 범위가 해안선 근처 200㎢로 축소됐다고 전했다. 정부군은 지난달부터 반군의 실질적 수도 노릇을 하던 킬리노치와 마지막 중요거점이라 불리던 물라이티부를 차례로 점령하는 등 반군의 숨통을 죄고 있다. 마힌다 라자팍사 대통령은 “며칠 안에 타밀반군을 격퇴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타밀반군은 한때 강력한 군사력으로 유명했다. 힌두교도인 타밀족(전체 인구의 12%)은 다수민족이자 불교도인 싱할리족의 차별에 맞서 1983년 봉기했고, 육·해·공군을 따로 갖출 만큼 성장했다. 2007년엔 경비행기로 무장한 공군이 정부군 공군기지를 공습하기도 했다. 그러나 라자팍사 대통령이 2005년 취임한 뒤 국방예산을 늘리면서 압박해 오자 반군은 점차 밀리기 시작했다. 스리랑카 정부는 지난해 노르웨이의 중재로 맺은 휴전협정을 공식적으로 폐기하고 공격의 고삐를 더 바짝 죄고 있으며, 타밀반군은 북동부 지배권 대부분을 잃었다. <비비시>는 유럽·캐나다·미국 등이 반군의 국외 모금활동을 방해하고, 스리랑카와 인도 해군이 무기 밀수를 엄격히 단속한 것도 반군 전력 약화의 원인으로 꼽았다.

정부군의 공세가 강화되면서 타밀족 민간인 피해도 늘어나고 있다. 스리랑카 정부는 반군과 섞여 있는 민간인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고 선언했다. 국제기구들은 타밀반군이 쫓겨 들어간 200㎢의 좁은 지역 안에 타밀족 25만여명이 발이 묶인 채 남아 있으며, 심각한 물·식량 부족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 3일 교전지역에 유일하게 남아 있던 병원에서 국제적으로 사용이 금지된 집속탄이 터져 민간인 52명이 숨지고 80명이 다쳤다고 유엔은 밝혔다. 지난주에만 300명가량이 숨졌다. 스리랑카 내전 25년 동안 민간인과 군인을 합쳐 숨진 사람은 약 7만여명이다.

정부군이 타밀반군을 군사적으로 무력화시킨다 해도, 반군이 ‘자살폭탄’ 공격 등에 나설 수 있어 평화가 오리라 장담할 수는 없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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