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레일리아 산불 발생 지역 및 피해
‘마을지도도 바꾼’ 최악 재난
경찰 방화추정 범죄지역 선포
경찰 방화추정 범죄지역 선포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발생한 최악의 산불로 인한 희생자가 최대 230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크리스틴 닉슨 빅토리아주 경찰청장은 9일 오후 11시 현재 확인된 희생자가 171명에 이르렀으며, 최대 230여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고 현지 인터넷 언론 <오스트레일리언>이 보도했다. 닉슨 청장은 또 모든 화재 현장을 범죄 지역으로 선포한 뒤 화재감식반을 현장에 투입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수십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메리스빌과 킹레이크 지역을 봉쇄하고 일제 검문검색에 나섰다고 <에이피>(AP) 통신이 전했다. 케빈 러드 오스트레일리아 총리도 이날 “이 상황을 집단학살이라는 말 이외에 무엇이라 표현하겠느냐”고 말해 화재 원인을 방화 쪽에서 찾고 있음을 내비쳤다.
이번 화재는 높은 기온과 가뭄, 강풍 등의 악조건이 겹치면서 빠른 속도로 번져 전체 피해 면적이 2200㎢(서울시 면적의 약 3.6배)에 이르고 1천가구가 전소돼, 75명이 숨진 1983년 대화재(이른바 재의 수요일)를 넘어 최악의 재난으로 기록되게 됐다. 화재 인근지역 병원에는 80여명이 입원해 있으며, 화상 치료를 받는 20여명 가운데 일부는 위독하다고 <뉴욕 타임스>가 보도했다. 각각 12명과 8명의 사망자가 발견된 메리스빌과 나베송 지역은 지도를 바꿔야 할 정도로 마을이 완전 초토화됐으며, 33명이 희생된 킹레이크는 전체 500가구 가운데 90% 이상이 전소됐다.
오스트레일리아 정부는 이들 지역에 3천여명의 소방관을 투입하는 한편 군대를 파견해 화재진압과 복구에 나섰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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