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통 당선 전 테이프 공개 검찰이 막아” 주장
공금횡령과 뇌물수수, 돈세탁 등의 혐의로 기소된 천수이볜 대만 전 총통이 24일 마잉주 현 총통이 흑인 남성과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고 있다.
천 전 총통은 이날 타이베이법원에서 열린 사전심리에서 지난 대선 기간 당시 국민당 마 후보가 ‘초콜릿’이라 불리는 흑인 남성과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음을 보여주는 비디오 테이프를 민진당 셰창팅 후보 진영에서 입수해 공개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이 테이프는 자신의 가족과 친구 사이인 한 여성이 갖고 있었던 것으로, 흑인 남성은 전직 연예인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그러나 셰 후보 진영의 계획은 검찰 개입으로 무산됐다고 천 전 총통은 주장했다. 그는 자신을 부패 혐의로 기소한 검찰이 테이프를 공개하지 못하도록 이를 갖고 있던 여성을 위협했다며, 이는 검찰이 대선 당시 마 후보를 정치적으로 지원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심리에서 문제의 테이프를 증거물로 제출하진 않았다.
천 전 총통의 주장에 국민당은 “웃기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우둔이 국민당 비서장은 “내가 아는 유일한 사실은 내가 아내에게 초콜릿을 선물했다는 것”이라고 냉소했다. 검찰도 이를 부인했다.
지난해 12월12일 공금횡령과 뇌물수수, 돈세탁 등의 혐의로 기소된 천 전 총통은 모든 혐의를 부인하며 마 정부가 자신을 정치적으로 탄압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수감된 이후 14일 동안 식사를 거부했던 그는 이날 심리를 앞두고 사흘 동안 두번째 단식투쟁을 벌였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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