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상 수상 영광”
인도정부, 무상으로 주기로
인도정부, 무상으로 주기로
올해 아카데미상 8개부문을 휩쓴 인도 뭄바이 빈민촌 배경의 영화 <슬럼독 밀리어네어>에 출연한 어린이들이 번듯한 새 집을 갖게 됐다.
주인공들의 어린 시절을 연기한 모하메드 아자루딘 이스마일(10)과 루비나 알리(9)에게 인도 정부가 무상으로 아파트를 주기로 했다고 <타임스 오브 인디아>와 <비비시>(BBC) 방송 등이 26일 보도했다. 마하라슈트라주 주택·지역개발 당국자는 “아이들이 인도에 영광을 안겨줬기 때문에 무상으로 아파트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빈민촌 출신 청년이 퀴즈쇼에 출연해 백만장자의 꿈에 도전하는 내용을 담은 이 영화의 제작진은 실제 뭄바이 가리브 나가르 빈민촌 아이들인 아자루딘과 루비나를 캐스팅했다. 아이들과 가족은 영화가 상을 받아 유명해진 뒤에도 여전히 빈민촌의 천막과 판잣집에 살고 있었다.
결핵을 앓고 있는 아자루딘의 아버지는 “영화 제작자에게 돈을 별로 못 받았다. 그나마 받은 것도 거의 다 써버렸다”며 “무척 기쁜 소식”이라고 말했다. 목수인 루비나의 아버지는 “석달 전까지만 해도 몇번씩 철거당하는 신세였다”며 “튼튼한 지붕이 있는 집에서 살게 된다니 기쁜 일”이라고 말했다.
영화가 1억달러 가까운 흥행 수입을 올리고 있는데도 아이들이 그대로 허름한 집에 살고 있는 데 대해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다. 그러나 감독 대니 보일은 “촬영기간 30일 동안 아이들에게 현지 일반인 임금보다 많은 돈을 지급했다”며, 노동착취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인도 정부가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 계산에서 이런 결정을 내린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영화의 배경이 된 뭄바이 빈민촌에는 이 도시 인구의 절반이 살고 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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