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14일…28일 등
티베트의 3월 하늘에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10일 티베트 봉기 50주년을 시작으로 14일 라싸 시위 1주년, 28일 농노해방기념일로 이어지는 민감한 일정이 대규모 시위로 폭발할 것이라는 ‘3월 위기설’이 번지고 있다. 해마다 색깔로 새해를 상징하는 티베트인들 사이에선 올해가 단결을 의미하는 ‘검은 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티베트에선 지난 25일부터 티베트력 새해를 축하하는 ‘로사르’가 시작했지만 거리엔 흥겨움 대신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독립을 요구하는 티베트인들이 지난해 라싸 시위 과정에서 숨진 이들을 추모하자며 축제를 거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주요 건물과 도로엔 중국 정부의 축하 구호만이 휘날린다.
라싸 시위의 진원지였던 조캉사원 근처의 상점들은 대부분 철시했고, 포탈라궁 주변엔 기관총으로 무장한 군경이 순찰을 돌고 있다. 저녁 8시 이후엔 통금령까지 내려졌다. 한 택시기사는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에 “이렇게 침울한 로사르는 지난 20년 사이 처음 본다”고 말했다.
티베트인 밀집지역의 움직임도 심상찮다. 승려 100여명은 25일 칭하이성 구이난현 정부청사 앞에서 30분 동안 촛불 시위를 벌였다고 <데페아>(dpa) 통신이 미국 <자유 아시아 라디오> 방송을 인용해 27일 보도했다. 경찰은 승려들의 사원을 봉쇄하고 시위 주동자를 넘길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티베트인권민주주의센터는 최근 쓰촨성 리탕에서 대규모 독립시위가 벌어졌다고 전했다. 티베트 동부 창두현의 한 다리에선 폭발물이 발견돼 중국 정부를 긴장시켰다.
중국 정부는 티베트 뇌관이 천안문(톈안먼) 사태 20돌을 맞는 올해 정치적 혼란으로 폭발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세계적인 금융위기와 경기침체 속에서 정치적 혼란까지 발생할 경우 중국 공산당의 지배력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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