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비문서 유출…해커 발신지는 대만
원자바오 총리의 기밀문서 등이 들어있는 중국 정부의 컴퓨터가 해킹당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1일 보도했다.
신문은 중국 본토 소식통을 인용해 원 총리의 올해 ‘정부 공작보고’ 초안을 포함한 중국 정부의 극비 문서들이 해킹당했으며, 해커가 이 문서들을 복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해킹은 대만에서 이루어졌다. 해킹당했다는 보고를 받은 원 총리는 크게 화를 냈다고 한다.
해킹당한 공작보고 초안은 지난달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를 앞두고 작성한 것이었다. 여기엔 정부의 경기부양책과 관련된 민감한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해킹당한 자료에 공산당 중앙정치국원들이 공작보고의 내용을 바꾸기를 원하는 발언들도 수록되어 있었다”며 “이것은 공작보고 유출 자체보다 훨씬 민감한 문제”라고 말했다.
해커가 기밀문서를 해킹할 수 있었던 이유는 중국 고위 관리의 규정위반 때문이었다. 중국 정부는 고위급 인사들의 경우 컴퓨터를 2대 이상씩 사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1대는 인터넷 접속 용도로 쓰고, 다른 1대는 비밀스런 정보를 처리하는 용도로 쓰도록 한 것이다. 인터넷에 접속하는 컴퓨터는 보안장치가 있어도 해킹을 당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해킹을 당한 차관급 인사는 비밀정보를 다루는 컴퓨터를 인터넷에도 접속해 해킹당하는 빌미를 제공했다. 신문은 이 차관급 인사가 직위를 박탈당했거나, 강등 등의 중징계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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