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도 가까운 높이에서 옥탑방을 짓고 있는 베트남 인부들입니다. 아래에는 안전망도 없습니다. 햇살은 뜨겁습니다. 베트남 전통 모자를 쓴 아줌마도 보입니다. 저렇게 일한 일당이 우리 돈으로 만원도 안된다고 합니다.
베트남의 4월부터 5월까지의 온도는 영상 35도에서 40도를 육박합니다. 한국의 계절과는 다른 양상을 보입니다. 6월부터는 우기로 접어들면서 하루에 한 번씩은 스콜이라고 불리는 소나기가 두어 시간 내리기는 하지만 일년 내내 덥습니다.
이 더운 땡볕에서도 베트남 사람들은 부지런히들 일합니다. 공사장에서, 시장에서, 노점에서 하루 종일을 일합니다. - 우리가 알기로는 베트남에는 ‘시에스타’라는 것이 있다고 했습니다. 점심을 먹고 두어 시간 잠을 자는 시간을 말한다지요. 아직도 남아 있지만 이제는 많이 없어졌습니다. 우리 옛날 농부의 아버지가 새벽 물고를 보러 나와 일하시다가 점심나절에 잠시 눈을 붙이신 개념과 같다고 보면 됩니다. 게을러서 그런 것이 아니라 너무나 햇볕이 뜨거워서 그런 휴식을 가졌던 것이지요. 게으름의 증표는 분명 아닙니다.
아침 6시면 거리에는 벌써 온갖 상인들이 넘쳐납니다. 쌀국수 장사, 튀김 장사, 바게트 빵, 두유, 노점상들이 모두 일어나서 장사를 하고 그것 중 하나를 서둘러 대충 먹고 출근을 서두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태양은 이미 뜨겁고 바람은 시원한 기색이 없습니다. 자전거 뒤에 ‘무이’라고 부르는 계절 과일을 잔뜩 싣고 고가도로를 넘는 아줌마들의 모습이 힘겹습니다. ‘무이’는 애기 머리통만한 귤 닮은 과일인데 커다란 그것이 한 통에 겨우 6백원에서 8백원 정도 합니다. 다 팔아도 3만원어치가 되지 않을 듯합니다. 종일 팔아야 5천원 이익을 남기기 어렵답니다. 그래도 그러고 살 수 밖에 없습니다.
베트남 경제가 한국과는 많이 차이가 나지요. 앞에서도 말씀 드렸듯이 3D도 아직 없고 아이는 풍풍 낳아 인력은 많습니다. 그러나 이 나라가 우리 한국을 따라잡기에는 멀어 보입니다. 그것이 바로 ‘삽질 경제’와 ‘첨단 경제’의 차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종일 발품을 팔고 다니는 땅콩 장수 아저씨의 땅콩 한 컵은 100원 남짓입니다. 한 바구니를 다 팔아도 보잘 것 없으니 그 이익금이야 뻔한 일이지요. 이 나라가 우리나라의 경제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삽질과 노동력이 아니라 정보화에 걸맞는 두뇌 싸움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치 우리나라가 ‘닌텐도’ 하나로 일본의 경제를 따라잡지 못 하듯이 이 나라가 ‘삽질 경제’로 승부를 걸려고 한다면 우리나라를 따라 잡는다는 것은 아주 요원한 세월을 필요로 하겠지요.
국내의 경제가 어렵다는 소리는 외국에서 더 많이 듣습니다. 당연히 위기감도 더 느낍니다. 그런데 들려오는 소리는 4대강을 정비 하느니 마느니, 미분양 아파트를 사주니 마느니 하는 소리 밖에는 없습니다. 누구는 인공위성을 쏘았다는데 누구는 나무만 심는다는 소리도 들립니다.
베트남의 삽질은 이제 한계에 다다를 것입니다. 다른 원동력을 찾아 나서야 하겠지요. 그렇게 치고 오르는 나라에 반해 구태(舊態)에 연연해 있는 고국의 현실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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