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루-간디 가문 가계도
초대총리 증손자 라훌 간디 활약…국민회의당 총선 압승
네루-간디 가문의 영광은 여전했다. ‘황태자’ 라훌 간디(38)가 선거운동을 이끌었던 집권 국민회의당 중심의 통일진보연합(UPA)이 인도 총선 결과 전체 543석 가운데 257석을 차지하는 압승을 거뒀다고 <타임스 오브 인디아>가 17일 보도했다. 제1야당 인도국민당(BJP) 중심의 전국민주연합(NDA)은 158석을 얻는 데 그쳤으며, 제3전선은 58석에 머물렀다. 집권 국민회의당은 애초 제1야당 인도국민당과 10~20석 차이의 박빙 승부를 펼칠 것으로 예상됐지만, 개표 초반부터 앞서갔다. 국민회의 단독으로만 206석을 얻어 지난 총선보다 51석을 늘렸다. 총리 연임을 달성한 만모한 싱(77)은 “국민이 우리에게 큰 임무를 맡긴 데 대해 감사한다”고 말했다. 이번 총선의 최대 승리자는 라훌 간디 국민회의당 사무총장이다. 초대 총리 자와할랄 네루의 증손자인 라훌은 이번 총선에서 젊은층의 표심을 잡는 데 큰 몫을 해냈다. 총리로 가는 길에 한발 더 다가섰다는 평이다. 라훌의 네루-간디 가문은 네루에 이어 인디라 간디, 라지브 간디까지 총리를 3대째 배출한 명문가다. 간디라는 성은 인디라 간디가 페로제 간디와 결혼했기 때문에 얻은 것으로, 마하트마 간디(모한다스 간디)와 직접적 관련은 없다. 라지브 간디의 부인 소냐 간디는 국민회의당 총재지만 이탈리아 출신이기 때문에 직접 총리에 오르지는 않았으며, 2004년 총선 승리 뒤 만모한 싱을 총리로 선택했다. 싱 총리는 총선 승리 뒤 “라훌이 입각하도록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싱 총리는 이달 초에도 “라훌은 좋은 총리가 될 자질을 갖췄다. 언젠가는 권력이 나보다 나이가 어린 사람에게 돌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라훌 자신은 아직 총리가 되기에는 경험이 너무 적다고 말해왔다. 국민회의당도 이번 총선에서 총리 후보로 현 총리인 만모한 싱을 다시 내세웠다. 하지만 라훌이 40대가 되면 총리에 오를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라훌의 아버지 라지브는 마흔살에 총리가 됐다. 국민회의당의 선거 승리는 라훌의 활약 외에도 집권 기간에 경제적 성과를 냈기 때문이라고 <에이피>(AP) 통신은 전했다. 인도는 2005년부터 2008년까지 경제성장률이 4년 연속 9%가 넘었다. 국민회의당은 총선 압승으로 경제 개방에 더욱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고 <에이피> 통신은 전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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