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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수치 가택 잠입했던 미국인 남성 “수치 목숨이 위험하다는 환영을 봤다”

등록 2009-05-22 21:07수정 2009-05-22 23:30

“수치 여사의 목숨이 위험하다는 환영을 봤다. 수치 여사와 미얀마 정부에 알리기 위해 미얀마에 왔다.”

미얀마 민주화 운동의 상징 아웅산 수치 집에 몰래 헤엄쳐 들어갔던 미국인 남성 존 윌리엄 예타우(53)의 동기가 환영 때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 통신 등 외신들이 21일 보도했다. 예타우는 이날 양곤 인세인교도소에서 열린 네번째 재판에서 “(자신을 심문한 경찰관에게) 수치 여사 목숨이 위험하다는 환영을 봤다고 말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베트남전 참전 용사이며,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앓는 것으로 알려진 예타우는 지난 3일 수치 집에 들어간 뒤, 이틀을 묵고 나오다 붙잡혔다. 미얀마에서는 외국인의 민가 숙박 자체가 불법이기 때문에 수치는 가택연금 규정 위반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예타우 자신도 출입국법·보안법 위반 혐의로 미얀마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예타우는 수치 집에서 비디오도 찍었다. 변호인단에 속한 니얀 윈은 “검찰이 예타우가 찍은 2시간가량의 비디오를 법정에서 보여줬는데, 예타우가 아웅산 장군(수치의 아버지이며 독립 영웅)의 초상화 앞에 서 있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고 말했다. 예타우는 비디오에서 “수치 여사를 촬영하겠다고 했으나 거절당했다”며 “수치 여사가 신경이 예민해진 것 같다. 유감이다”라고 말했다. 미얀마 검찰은 예타우가 수치 집에 놓고 간 물건들도 증거물로 제시했다. 무슬림 여성들이 쓰는 검은 차도르와 스카프, 선글라스 등이었다.

일부에서는 예타우의 수치 자택 침입 사건이 군정의 음모가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예타우가 지난해에도 한차례 수치 집에 찾아왔다가 그냥 되돌아간 적이 있으며, 군사정부가 수치 집의 외부인 출입을 철저히 막아왔고 편지도 모두 검열해왔기 때문이다. 군사정부가 체제 유지를 위해 20여년 만에 처음으로 총선을 치르면서 껄끄러운 존재인 수치를 계속 가두기 위해, 예타우를 ‘장기판의 졸’처럼 활용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미얀마 국외 민주화단체들을 중심으로 일고 있다.

한편, 수치는 22일 공판에서 “나는 무죄다. 나는 법을 어긴 적이 없다”고 말했다고 수치의 변호인단이 전했다. 공판은 25일 속개될 예정이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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