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남부 무슬림 우세 지역에서 분리주의 무장세력의 폭력사태가 격화하면서 학교와 교사, 학생들의 인명 피해가 늘어나고 있다.
태국 남부 나라티왓주의 순가이 파디 지방에서 4일 오전 무슬림 분리주의자로 추정되는 괴한들이 길가에 숨겨둔 폭탄을 터뜨려 학교로 출근하던 자매 교사가 중상을 입었다고 현지 신문인 '더 네이션'이 인터넷판을 통해 보도했다.
또 지난 2일에는 나라티왓의 랑개 지방에서 군복 차림의 괴한 4명이 오토바이 2대에 나누어 타고 나타나 퇴근하던 교사들에게 총을 쏴 임신 8개월된 여교사를 포함 교사 2명이 숨졌다. 이들과 함께 차에 타고 있던 교사 2명도 총상을 당했다.
말레이시아 접경 나라티왓.파타니.얄라 등 태국 남부 3개 주는 인구 200만명 가운데 80%가 말레이족(族)이나 무슬림으로 구성돼 있으며 분리독립을 요구하는 무장세력의 폭력사태가 연일 계속되면서 최근 5년간 3천500여명이 희생됐다.
과격파들은 중앙정부의 통제력을 약화시키기 위해 불교도뿐 아니라 정부에 협력하는 마을 지도자, 관리 등 온건파 무슬림까지 공격 대상으로 삼고 있다.
특히 불교 문화를 강요하고 있다는 이유로 학교 건물과 교사들이 무슬림 과격파의 주된 공격 대상이 되면서 지금까지 학교 300여곳이 방화로 부분 또는 전체가 소실됐으며, 교사와 교육청 직원 등 113명이 살해됐다.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은 작년말 보고서를 통해 태국 남부지방의 폭력사태로 인해 어린이 30명이 숨지고 92명이 부상한 것으로 집계됐다며 교사와 어린이 보호를 위해 학교 주변 지역을 평화지대로 선포한 것을 촉구했다.
국제인권단체인 '휴먼 라이츠 워치'(HRW)는 "태국 남부지역의 무슬림 무장세력이 정치적인 목적을 위해 의도적으로 무고한 시민을 대상으로 폭력을 일삼고 있다"면서 이를 즉각 중지할 것을 호소해왔다.
전성옥 특파원 sungok@yna.co.kr (방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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