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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이슬람권 국가들, 중국 비난 딜레마

등록 2009-07-10 19:45

아프간, 중 지지…터키, 유혈사태 유엔 상정 촉구
중앙아시아 3국은 중에 교역 의존 등 사정 제각각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 우루무치의 유혈사태가 이슬람권에 미묘한 파장을 던지고 있다. 이슬람이라는 종교적 고리로 위구르족과 연결된 중앙아시아와 터키 및 아랍 국가들은 중국의 힘과 종교적 유대 사이에서 고민스런 줄타기를 하고 있다.

전세계 57개 이슬람국가들이 속한 이슬람회의기구(OIC)는 지난 7일 회원국 공동 명의의 성명을 통해 “중국 정부가 지나친 공권력을 행사해 다수의 사망자를 초래했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이후 회원국들의 움직임은 극과 극이다. 아프가니스탄은 외교부 성명을 통해 중국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지만, 터키는 이번 사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상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런 편차는 이들 국가의 사정이 제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중국처럼 소수민족 문제를 안고 있는 나라들은 이번 사태의 여파가 국경을 넘어오는 것을 우려한다. 실제로 카자흐스탄과 키르기스스탄은 위구르 인들의 국내 유입을 차단하는 데 신경을 쓰고 있다. 터키 역시 쿠르드족 문제를 안고 있어 중국을 밀어붙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슬람권이 중국의 정치경제적 영향력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상황도 이런 복잡함을 가중시킨다. 아프가니스탄과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중앙아시아 3국과 중국은 교역을 통해 상호의존성을 키워가고 있다. 이들과의 접점인 신장위구르자치구의 국경무역 총액은 지난해 176억 4천만 달러로 중국 전체 국경무역의 57.1%를 차지했다.

중국이 위구르족 분리주의를 테러리즘으로 포장하고 있는 것도 이들의 운신 폭을 좁힌다. 중국 정부가 이번 사태의 배후로 지목한 레지야 카디르 세계위구르협회 회장은 7일 “중국 정부는 위구르족이 알카에다와 연결된 테러리스트라고 규정했다”며 “이런 선전이 국제사회에서 위구르인들을 고립시키는 데 기여했다”고 말했다.

아랍국가들은 전통적으로 중국과의 유대를 중시한다. 이들과 중국은 냉전시기부터 미국에 대항하는 전략적 공감대를 형성해왔다. 더욱이 이들은 중국의 상품이 필요하고, 중국은 이들의 자원을 필요로 한다. 이들은 지난해 3월 티베트(시짱)에서 대규모 유혈사태가 났을 때도 미국이나 유럽 국가들과 달리 침묵했다.

우루무치/유강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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