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폭발물 위협” 착륙불허…아프간선 “문서미비 탓”
9일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을 떠나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 우루무치로 가던 여객기가 중국 당국의 착륙 불허로 회항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중국 당국은 이날 200여명의 승객을 태우고 우루무치 디워바오 공항으로 오던 아프가니스탄 캄항공사 소속 보잉767 여객기에 폭발물이 설치돼 있다는 정보를 입수해 이 여객기의 착륙을 불허했다고 <신화통신>이 10일 전했다. <신화통신>은 처음엔 이 여객기가 납치됐다고 타전했다.
디워바오 공항당국은 정보를 입수한 직후 무장경찰과 소방대원들을 긴급 출동시켜 활주로를 봉쇄했다. 청사 주변엔 구급차 120대를 비롯해 장갑차와 폭탄제거 차량까지 비상대기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당국의 착륙 불허로 목적지를 잃은 여객기는 출발지인 카불로 회항하려 했으나 강풍으로 인해 칸다하르 공항에 착륙했다. 캄항공사 쪽은 승무원 및 승객의 안전에는 이상이 없으며, 여객기는 10일 카불로 돌아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문제의 여객기는 카불발 우루무치행 노선에 이날 첫 투입된 것으로 전해졌다. 캄항공사는 2003년 설립된 아프가니스탄 최초의 민간 항공사로 항공기 6대와 직원 350명을 거느리고 있다.
중국 당국의 착륙 불허 이유에 대해선 설명이 엇갈리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당국은 여객기의 회항은 폭발물 때문이 아니라 착륙에 필요한 문서를 제대로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칸다하르 공항당국은 문제의 여객기가 회항한 것은 기체의 기술적 결함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여객기 회항이 지난달 5일 발생한 우루무치 유혈사태와 연관이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우루무치에선 당시 위구르인과 한족이 충돌해 적어도 197명이 숨졌다. 위구르족 독립세력과 이슬람 무장단체는 중국 정부의 위구르족 탄압을 비난하며 보복을 다짐한 바 있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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