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안 ‘비난’보다 낮은 수위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가 13일 성명을 내어 미얀마 군사정부의 아웅산 수치에 대한 가택연금 18개월 연장 조처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시했다. 성명 초안의 ‘비난’ 대신 ‘우려’라는 단어가 선택돼 수위가 낮아졌다.
안보리 순회의장국인 영국의 존 소이어스 대사는 이날 “유엔 안보리는 수치에 대한 판결과 정치적 영향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시한다. (수치를 포함한) 미얀마 내 모든 정치범들을 석방하라”는 내용의 성명을 낭독했다.
유럽연합(EU)과 함께 미얀마 군사정부에 대한 경제제재를 가하고 있는 미국은 지난 11일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소집된 안보리 회의에서 미얀마 군사정부의 결정을 비난한다는 내용의 성명 초안을 돌렸다. 그러나 미얀마 군사정부와 경제적 협력관계가 탄탄한 중국은 “미얀마 사법부의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며 즉각 반대했다. 미얀마와 군사적 협력관계인 러시아도 미국 초안에 반대해 이틀 동안 토론이 계속되다가 성명 수위가 낮아졌다.
한편, 미얀마가 1997년 가입한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의장국 타이는 미얀마 군사정부 경제제재에 대해 회의적 시각을 나타냈다. 아피싯 웨차치아 타이 총리는 13일 <비비시>(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제재가 오히려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며 “미얀마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서 균형잡힌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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