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질극 벌이며 22시간 대치…4명 사살 3명 생포
“정부군 공세 앞두고 무장 세력 건재 과시” 분석
“정부군 공세 앞두고 무장 세력 건재 과시” 분석
파키스탄 탈레반이 10~11일 한때 파키스탄 정부군의 심장부인 육군사령부를 점거하고 인질극을 벌였다.
파키스탄 정부군은 11일 오전 6시 군사령부 건물에 특공대를 투입해 무장괴한들을 섬멸하고 인질구출 작전을 완료했다고 밝혔다고 파키스탄 언론과 외신들이 전했다. 정부군 대변인 아타르 아바스 소장은 “수도 이슬라마바드 외곽의 라왈핀디에 자리한 육군사령부에서 벌어진 22시간 동안의 대치가 이날 종료됐으며 4명의 무장괴한을 사살하고 3명을 생포했다”고 밝혔다.
파키스탄 영문 일간 <새벽>은 “군사령부에 대한 대담한 공격은, (파키스탄 탈레반의 본거지인) 아프간 접경지대 남와지리스탄에 대한 정부군의 공세를 앞둔 시점에서, 알카에다 및 탈레반과 연계된 무장세력이 여전히 강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했다.
이번 활극은 10일 정오께 자살폭탄 조끼를 두른 채 수류탄과 자동소총으로 무장한 괴한들이 승합차를 타고 군 사령부에 들이닥치면서 시작됐다. 치열한 교전으로 침입자 4명과 정부군 6명이 숨졌으나 나머지 수명이 청사내 정보기관 사무실로 진입해 정부군 병사들을 인질로 붙잡으면서 숨막히는 대치가 시작됐다. 정부군은 밤샘 작전회의 끝에 11일 새벽 특수부대를 투입해 구출작전을 마무리했다.
파키스탄 탈레반 운동(TTP)은 이번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파키스탄 탈레반 세력의 주축인 이들은 지난 8월 당시 지도자 바이툴라 메수드가 미군 공습으로 사망한 데 대한 복수로 이번 공격을 감행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지난 5일에도 유엔 세계식량계획(WFP) 현지사무소를 공격한 바 있다.
한편 아프가니스탄 정부는 10일, 파키스탄과 북아프리카 등지에서 온 4천여명의 무장요원들이 아프간 탈레반과 합류하고 있다며 미국에 병력증파를 요청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정부는 아프간 탈레반의 온건파를 포용하고 알카에다 섬멸에 초점을 맞추는 쪽으로 아프간 전략 수정을 검토하고 있으나, 이번 사태로 또 한번의 중대한 도전을 맞게 됐다.
조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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