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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파키스탄 지상군, 탈레반 거점 총공격

등록 2009-10-18 20:19수정 2009-10-18 21:18

3만명 투입 일부 기지 점령…양쪽 15명 사망
2개월간 진행…‘아프팍’ 전쟁 향방 고비될듯
파키스탄군이 탈레반 소탕을 위한 대규모 지상군 공격에 나섰다.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미군 증파 논란이 가열되는 상황에서 ‘가장 결정적이고 야심적’이라고 하는 이번 파키스탄군의 탈레반 소탕 공격은 이른바 아프팍(아프간+파키스탄) 전쟁의 향방에 중대한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파키스탄군은 17일부터 파키스탄 탈레반의 주요 근거지인 남와지리스탄 산악지역에 대한 대대적인 지상군 공격에 나서, 탈레반 대원들과 교전에 들어갔다고 아타르 아바스 육군 대변인이 밝혔다. 18일로 이틀째 진행된 교전에서 파키스탄군 6명과 탈레반 무장대원 60명이 사살됐다고 파키스탄 육군 쪽이 발표했다. 또 첫날 교전에서 파키스탄군은 스핀카이 라그자이에 있는 탈레반 기지를 점령했다고 <알자지라> 방송이 전했다.

아프간-파키스탄 접경의 연방부족자치지구의 일부인 남와지리스탄의 중앙 산악지역은 탈레반에 가장 동조적인 메수드 부족 지역이다. 알카에다 대원과 약 1000~1500명의 우즈베크 출신 전사들까지 가세해 약 1만명의 탈레반 무장세력이 활동하고 있다. 이곳 탈레반 지도자 하키물라 메수드는 전임 지도자가 미군의 폭격으로 사망한 데 대한 보복으로, 최근 열흘 동안 파키스탄 육군 사령부 등 모두 10여곳의 군경 시설에 테러공격을 가해 175명을 사망시키는 사상 최악의 테러공격을 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두 2만8000여명의 파키스탄군 병력이 동원된 이번 공격은 파키스탄과 미국이 몇 달 전부터 치밀하게 준비한 것이다. 파키스탄군은 3개월 전부터 이 지역에 대한 광범위한 공습과 포격을 가해, 탈레반 벙커와 은신처를 파괴하는 정지 작업을 벌였다. 미군도 지난여름부터 무인 폭격기와 정찰기를 동원해 정보를 수집해 파키스탄군에 제공했다고 <뉴욕 타임스>가 보도했다. 주영 파키스탄대사관의 와지드 샴술 하산 고등판무관은 앞선 공습 및 폭격 작전과 비교하며 “이제 탈레반을 겨냥해 지상에서 군사적으로 타격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작전이 성공할지는 불분명하다. 그동안 파키스탄군은 이 지역을 세 차례 공격했지만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특히 2008년 공세 때에는 막대한 손실을 입고 탈레반과 공식 휴전까지 체결했다. 이 지역의 탈레반 세력은 파키스탄 탈레반 중 최강의 전력으로 평가된다. 지난 5월 수도 이슬라마바드 북쪽으로부터 110㎞ 떨어진 부네르를 점령했던 스와트 계곡 지역의 탈레반조차, 이들보다는 전투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당시 파키스탄군은 강력한 반격으로 스와트 계곡 탈레반을 평정했지만, 또다른 고민을 안게 됐다. 평정 이후 파키스탄 전역에서 탈레반 활동이 더 극심해진 것이다. 탈레반을 한쪽 지역에서 누르면 다른 지역으로 퍼지는 이른바 ‘풍선효과’다.

워싱턴 쪽도 기대 반 우려 반으로 지켜보고 있다. 최고위 미군 관계자는 “이번 작전은 올해 스와트와 바조르의 작전보다 더 맹렬하다”면서도 “파키스탄군이 얼마나 열심히 할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탈레반은 마을을 떠나 산악지역으로 은거한 채 파키스탄군의 진공을 막기 위한 강력한 저항을 벌이고 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18일 주민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눈이 오는 겨울까지 앞으로 약 2개월 동안 진행될 이번 작전의 결과는 파키스탄뿐만 아니라 아프간전에서도 중요한 시금석이 될 것이 분명하다. 작전에 앞선 공습과 폭격, 지역봉쇄, 무인기를 이용한 정보활동, 보급선 문제 등의 효용성을 시험하는 것은 물론이고, 작전이 성공했을 경우 그 이후 풍선효과와 아프간-파키스탄 국경 전역의 탈레반 세력의 재편 등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작전이 실패할 경우, 미국의 아프간전은 더욱 수렁에 빠질 것이 분명하다. 정의길 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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