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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카르자이 2기 시작 환호성은 없었다

등록 2009-11-19 22:02수정 2009-11-19 23:40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왼쪽 둘째)이 19일 2기 취임식이 열리는 카불 대통령궁 안으로 들어가기 전 의장대 앞을 지나가며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카불/AFP 연합뉴스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왼쪽 둘째)이 19일 2기 취임식이 열리는 카불 대통령궁 안으로 들어가기 전 의장대 앞을 지나가며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카불/AFP 연합뉴스
테러 우려해 비행기 이착륙 금지 등 제한된 취임식
19일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대통령궁 앞엔 총을 든 중무장병력의 삼엄한 경비가 계속됐다.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이 두번째 임기를 시작하는 날이었지만, 대규모 취임식이나 아프간인의 환호성은 없었다.

아프간 정부는 탈레반의 공격을 우려해 취임식 날을 임시 공휴일로 선포하고 국민들에게 외출 자제를 당부했다. 카불로 이어지는 주요 간선도로는 구급차를 제외하고 통행이 통제됐다. 카불 시내는 텅 비다시피 했다고 <비비시>(BBC)는 전했다.

이날 대통령궁 안에서 카르자이는 800여명으로 제한된 참석자 앞에서 2기 취임 연설을 시작했다. 그중 300명은 42개 나라 외교관이나 귀빈이었다. 참석자 가운데는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 파키스탄 총리, 데이비드 밀리밴드 영국 외무장관도 있었다.

“부패는 국가의 위험한 적이다. 부패한 관료는 반드시 처벌될 것이다.” 그는 연설에서 ‘부패 척결’을 유난히 강조했다. 배경엔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거센 반부패 압력이 있다. 서방국가들은 아프간 안정을 위해 ‘미워도 다시 한번’ 인정하기로 한 카르자이 정부의 가장 큰 약점이 부패라고 보고 있다.

국제사회의 시각은 아직 회의적이다. 카르자이 취임식 전날에도 광산부 장관이 중국 기업으로부터 수천만달러의 뇌물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아프간은 국제투명성기구가 발표한 각국 부패지수에서 해적들의 온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소말리아에 이어 꼴찌에서 둘째를 기록했다. 영국 국제구호단체 옥스팸이 아프간 성인남녀 704명을 대상으로 전쟁의 근본 원인을 묻는 설문조사(복수 응답 가능)를 한 결과, 응답자의 70%가 빈곤과 실업을 꼽았다. 탈레반을 원인으로 꼽은 이는 36%에 머물렀다.

현재 미국은 아프간 추가파병과 함께 출구 전략도 고민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18일 “아프간전에서의 마지막 단계를 모색하고 있다”며 “다음 대통령에게 현재의 상황을 넘겨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카르자이 대통령도 취임식에서 “아프간군이 치안 불안 지역의 경비 책임을 5년 안에 인수하기를 희망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추가파병이든 철군이든 아프간 안정이 목표인 서방국가로선 부패문제 해결이 전제가 될 수밖에 없다.

카르자이 대통령은 이날 또 아프간 헌법상 최고의 민의수렴 기구인 부족장회의(로야 지르가) 소집을 촉구하는 등 국민적 화합을 강조했다. 대선 경쟁자 압둘라 압둘라 후보에게도 정부 참여를 요청했다. 하지만 전망은 불투명하다. 탈레반 대변인은 카르자이 대통령의 화합 요구에 대해 “(카르자이 정부는) 외국군의 주둔에 의해서만 지속되는 정부일 뿐”이라며 일축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은 전했다. 카르자이 취임식 날에도 아프간 남부 우르즈간에서 자살폭탄 테러로 아프간인 10명이 목숨을 잃었고, 이웃한 자불 지역에서는 폭탄 공격으로 미군 2명이 숨졌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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