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프 알리 자르다리 파키스탄 대통령
[뉴스 인물]
파키스탄 요동…국방장관 출국 금지도
사임 요구에다 쿠데타설…미 관계도 불안
파키스탄 요동…국방장관 출국 금지도
사임 요구에다 쿠데타설…미 관계도 불안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 파키스탄 대통령은 결국 ‘부패 꼬리표’에 걸려 넘어지나.
18일 파키스탄 정국은 벌집을 쑤셔놓은 형세가 됐다. 최근 파키스탄 대법원이 페르베즈 무샤라프 전 대통령 시절 자르다리 대통령에게 내려졌던 사면령이 위헌이라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파키스탄 야당인 무슬림리그-나와즈(PML-N) 당수 나와즈 샤리프는 “자르다리 대통령은 당장 물러나야 한다”며 “내각의 모든 사람들도 사표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17일 전했다. 언론은 자르다리를 ‘피고인 대통령’이라고 비아냥대고 있다.
파키스탄 일간 <새벽>은 18일 자르다리 대통령의 측근인 아메드 무크타르 국방장관은 프리깃함 인수식 참석을 위해 나우만 바시르 해군참모총장 등과 함께 중국 베이징으로 출국하려다 공항 출입국사무소에서 발길을 돌리는 사태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파키스탄 반부패기구가 현직 각료에게 출국금지 명령을 내리는 이례적인 사태가 벌어졌기 때문이다. 무크타르 국방장관은 자르다리 대통령과 함께 사면령의 혜택을 받았던 인물이다. 파키스탄 반부패기구는 무크타르 국방장관과 레만 말리크 내무장관 등 장관 4명을 포함한 고위 관리 250여명에게 출국금지 명령을 내렸다고 <새벽>은 전했다. 이 사건으로 쿠데타가 일어나는 것 아니냐는 소문이 퍼지자, 파키스탄 정부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을 해야 했다.
자르다리 대통령이 맞은 위기는 그의 태생적 한계를 드러낸 것이다. 무샤라프 전 대통령은 2007년 자르다리의 부인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와 정치적 타협을 벌인 끝에, 자르다리를 포함해 범죄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는 인사 8000여명을 사면해줬다. 파키스탄 집권 여당인 파키스탄인민당(PPP)은 부토 전 총리가 죽기 전까지만 해도 자르다리를 대중 앞에 내놓는 것을 꺼렸다고 <비비시>(BBC)는 전했다. 자르다리는 정부 계약에 개입해 계약금의 10%를 챙긴다고 해서 ‘미스터 10%’라는 별명을 얻을 만큼 온갖 비리 의혹으로 얼룩졌던 인물이기 때문이다. 자르다리는 2007년 부토 암살 뒤 동정론 부상으로 대통령까지 올랐지만 ‘부패의 대명사’라는 꼬리표는 그를 끝까지 따라다니고 있다.
자르다리 정권의 위기는 아프가니스탄전을 성공적으로 끝내기 위해 파키스탄의 협조가 절대적이라고 보고 있는 미국에도 불안요소다. 미국은 ‘미워도 다시 한번’ 손잡은 아프간의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과 함께 또하나의 골칫거리를 껴안은 셈이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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